- [특집 수요인터뷰] 김원진 주홍콩총영사 2019년 신년 특별 대담
- “70주년 맞는 홍콩한인사회 단결과 화합으로 전진해야”
- - 홍콩한국국제학교 도약위해 이사회 구성 조정
- - 경제부문 가장 주력, "숫자로 평가 받겠다"
- 2019년 새해를 맞아 김원진 주홍콩총영사는 홍콩수요저널을 비롯한 한인 언론사들과 함께 신년 대담을 나눴다. 지난주 신년 하례식을 마치고 바로 총영사관 집무실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례식 신년사에서 올해가 홍콩한인사회 70주년을 맞는 해이니만큼 홍콩한인회를 중심으로 단합, 단결을 강조했고 특별히 홍콩한국국제학교의 갈등을 해결하고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김원진 총영사는 연말연시에 독감에 걸려 다소 불편해 보였으나 1시간 20분동안 조용하면서도 힘있게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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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하신지 1년이 되셨는데 짧은 소감 부탁드립니다
작년 1월 10일에 부임해서 1년이 되었습니다. 게으르지 않게 홍콩 정부, 기업, 많은 단체를 다녀봤습니다.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서요. 영국, 동남아, 일본을 벤치마킹하는 걸 좋아합니다.
회고를 해보면 공관의 일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를 고민했고요, 우선순위를 정해야 되는데 홍콩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됩니다. 중국의 특수 지역인 만큼 국방, 군사, 외교, 대외관계 배재하고 우리 정부가 해야할 일은 결국은 경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제는 매우 넓은데, 금융, 무역, 투자, 과학기술, 항만 등을 프로모션 하자고 생각했지요.
제가 생각하는 기본 모토는 프로모션 & 프로텍션입니다. 장려와 보호이지요. 홍콩이 우리를 특별대우할 필요 없지만 차별대우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보이진 않아도 잘 살펴 보면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제도, 협정 등을 잘 조사해서 비를 맞지 않게 우산을 씌워주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경제 부문에서 금융분야는 시장원리에 의해서 이미 잘 되고 있습니다. 홍콩 금융시스템 자체가 워낙에 잘 잡혀 있으니까요. 무역도 잘 되고 있는데 특별히 중소기업 부문에서 좀 더 신경을 써주니까 농수산물이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홍콩에서는 한국 대기업 주체의 반도체 부품 수입이 압도적인인데 중소기업, 지방 기업 등은 (공관이) 노력하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들어, 홍콩 현지 한식품 유통업체에 한국 대기업 수출업자를 소개해서 해외 진출에 상부상조한 사례도 있습니다. 투자금 유치하여 매장수를 확대해 발전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통관, 물류, 선박, 항공 등의 경제 부분도 지원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요즘에 ‘닥공’이라고 아시는지. 닥치고 공격이라던데 저는 닥치고 장사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분야는 여전히 배고픕니다. 힘을 합쳐도 벅찹니다. 라이벌이 많아서요. 홍콩은 우리가 아쉬운 곳입니다. 돈이 넘치는 홍콩의 투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여기가 갑이에요. 우리가 을이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경쟁국가,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제 홍콩에 한국문화원이 생겼고 한류의 힘을 얻어 문화 부문에서도 상당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는 당장의 효과는 보이지 않지만 광고 효과는 엄청납니다. 홍콩 피크트램에 한국관광공사 래핑광고도 대대적으로 진행됩니다.
취업 장려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공부하고 취업하는 과정을 순탄하게 해주는 것이지요. 홍콩의 한인 유학생들이 군휴학 비용 면제할 수 있도록 교섭에 성공했고, 정부로부터 혁신 개선사례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한인사회 70주년을 맞아 단합을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단합을 모색하실 생각이신지요.
홍콩 한인사회가 올해 70주년 맞았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고희(古稀)이지요. 홍콩 한인 커뮤니티가 단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의 업무 20~30% 할당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1년동안 홍콩한국국제학교 문제를 봐 왔습니다. 쌍방에서 시달리기도 했고요. 한국국제학교 문제는 하나의 표상으로 봅니다. 학교 문제로 나왔지만 그 저변에는 우리가 70년을 맞이해서 한인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저는 미시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크게 봐야지요. 기다렸습니다. 당사자들에게 여유가 생기도록 기다렸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여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고… 저는 소송 걸고 고발고소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답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끼리의 문제로 홍콩 경찰이나 법정에 서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해결하자, 다른 사람에게 가지 말고... 그러면서 기다렸습니다.
우리 한인 사회 70년에 많은 분들이 희생하고 헌신하셨습니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한인 사회는 없습니다. 공이 있으면 과도 있는 것이지요. 최소한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여를 하신 분들, 헌신을 하신 분들을 존중을 해드려야 합니다. 그건 우리의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존중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도 다 그렇게 합니다.
젊은 분들, 그중에 특별히 힘들게 일하는 젊은 분들이 저의 동포정책의 가장 큰 타켓입니다. 30대, 40대들. 어떻게든 여기와서 자영업이라도 해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이전 공관장이었던) 캄보디아에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자녀 교육 걱정하다 한국학교 설립한 것입니다. 덥고 흙먼지 날리는 캄보디아에서는 (학부모들이) 여유가 없고 애들 학교를 못보내서 피눈물을 흘리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홍콩에 와서 보니 KIS 문제를 보면서 참 놀랐습니다. 분통을 터뜨렸죠.
캄보디아에서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설립에 심혈을 기울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캄보디아에 학교를 세우는 것은 너무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나라가 가난하고 교민 2만명 대부분이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온 ‘힘든’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현지 여성과 결혼한 다문화 가정도 상당수고요. 하루하루가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학비보조가 되는 경우라면 연 미화 3만달러 정도되는 학비를 해결할 수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고요. 로컬 학교는 먼지 날리는 열악한 상황입니다. 상당 교민이 ‘공부방’ 같은 사설 학원에서 교육받는데 한국 교육부로부터 인정 받지 못해 귀국 후에도 검정고시를 다시 치뤄야 하지요. 캄보디아 교민들이 학교를 세워달라며 눈물로 호소했고 한인회장도 사재를 다 털어가지고 (모금하고). 여기처럼 큰 한국기업도 없습니다. 교민들 자체가 주눅이 들어 있어요… (중략) 캄보디아에 한인 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뇌물을 요구하는) 부패한 현지 교육부와 싸우고, 부지를 찾아내고, 한국 교육부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쉽게 말할 수 없을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올해 (프놈펜한국국제학교가) 초등학교 1~3학년 과정을 열게 됩니다.
홍콩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기는 철학의 문제입니다. 거기는 생존의 문제고. (홍콩도 오래 전에 학교 설립 때는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지금은 집없는 설움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홍콩은 집안에서 싸우는 건데, 캄보디아는 집이 없어요. 캄보디아가 죽기살기로 절박한 상황이었다면 여기는 그렇지 않죠.(중략)
홍콩의 한인사회가 단결하려면 기여하신 분들은 존중하고 기억하고 이해, 배려(캐어링)를 해야합니다. 그러면 단결이 자연스레 됩니다. 단결을 안 하면 다른 국가에 질 뿐이에요. 각 나라마다 문제가 있겠지만 우리보다는 분열이 덜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체급도 낮은데 분열되어 있으면 백전백패죠.
“존중, 기억, 이해, 배려, 단결, 전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이곳에서 분열할 틈이 없어요. 단결해서 앞으로 전진해야 합니다. 존중, 기억, 이해, 배려, 단결, 전진. 이 열두개의 글자가 핵심입니다.
한국의 교육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했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듣고, 싫어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기본 모토는 ‘균형’입니다.
일각에서 얘기하는대로 한인회가 너무 독점적으로 했다는 말이 일리는 있지만, 또 한인회의 말을 들을 부분도 있고, 반대편의 말도 들을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여러 입장의 말을 듣고 중용을 취해야 합니다. 나만 100%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죠. (외교부 인사문제를 예를 들면서) 많은 사람의 입장 차가 있을 때는 모든 사람이 7할 정도만 만족하면 좋은 것 같습니다. 파벌과 원한이 생기지 않도록 이해하고 양보하는 작업을 위해 하나하나 다지고 나가야 합니다.
법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결국 사람의 마음입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총영사에게 섭섭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제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거나 왜 빨리 안 움직이고 지체하느냐.. 하나의 일을 하려면, 사람에 비유하자면 작년에 1월 부임했을 때 수술을 할 수 없는 몸 같았습니다. 기초체력이 없어서 마취조차 못할 상황 같았습니다.
“처음 시작은 홍콩한국국제학교 이사회 구성입니다”
이사회 구성은 교육부와 심도있는 협의를 했습니다. 예전처럼 이사회 구성을 한인회가 독점했던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균등하게 해서 할 것입니다. 이사회 숫자도 20여명에서 15명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의결권이 없는 (회계사 같은) 감사도 1명 둡니다. 이사회 배분은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인회로 대표되는 한인사회에서 5명, 한국국제학교에서 5명, 공관에서 5명을 선출할 것입니다. 공관은 발란서(balancer)가 되는 것이고요. 한인회에서 후보가 나오면 존중해주면 됩니다. 학교 측에는 당연직으로 한국과정 교장과 홍콩의 법적 지위를 위해 국제과정 교장 그리고 한국과정 학부모 2명, 국제과정 학부모 1명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총영사관이 추천하는 이사로는, 저는 들어갈 수 없고, 교민담당 영사와 여성계 1명, 미래 교육전문가, 학교발전 후원자 등이 될 것입니다.
학부모 대표 선출방법은 민주적인 방법으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도록 요구할 것입니다. 이번 정부가 참여 정부 아닙니까. 목소리를 내도록 학부모들이 한표씩 행사해서 선출해야지요. 왜 저 사람이 우리의 대표냐 하는 말이 나지 않게요.
1월말 2월초에 구성을 완료해서 3월 개학 때는 새 진영으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우리의 비전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한인회가 독점했다는 점을 불식시켜드리고, 한인회 측에서 섭섭한 게 있겠지만 양보를 해주셔야 되고요. 잘 되리라 봅니다. 한인회 원로들의 기여와 헌신을 존중하고 기억한다면 그분들이 30년전에 세운 학교가 좀더 발전하는 것을 좋아하시라 생각합니다.
“작은 이익은 잊고 대이익을 위해서 앞으로 가야한다”
우리 갈 길이 바쁩니다. 홍콩의 프랑스나 일본 국제학교들은 우리 KIS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잘 지어져 있습니다. 체육관, 과학실, 수영장, 식당까지 너무나 부러울 정도로 잘 되어 있었습니다. 제 목표는 우리 KIS가 일본 국제학교의 90%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KIS 상황에 만족 못합니다. 좀더 레노베이션하고 깨끗해게 해야지 우리 애들에게 부끄럽지 않지. 그것보다 더 우선시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학교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기부하고 발전기금을 낼 수 있는 분을 모시고 학교도 그런 분들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을 해야합니다. 유명한 대학들이 기부자들의 이름, 기부 기업의 이름으로 멋진 건물을 짓지 않습니까.
KIS는 원로들이 지금까지 개척자처럼 해오신 공로인데 다음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가는 단계입니다. 21세기는 판을 키워야지요. 증자를 하듯이. 그게 발전되는 과정입니다. 그런 큰 틀로 나가는 것을 학부모들도 봐주시기 바랍니다.글정리/사진 손정호 홍콩수요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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