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저녁 8시 샹젤리제 극장(Théâtre des Champs-Élysées)에서 “평화를 위한 비발디(Vivaldi pour la Paix dans le Monde)”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에코드라코레’가 주최하는 한불친선 콘서트로 올해 12회를 맞이하여 세계 정상의 플루티스트 안드레아 그리미넬리와 라디오필하모닉의 최초 한국인 악장인 바이올린리스트 박지윤이 ‘평화의 앙상블’과 함께한다.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는 ‘에코드라코레’ 이미아 대표를 만나본다.
● 평화의 음악회가 올해로 12주년을 맞았는데, 감회가 어떠신지.
어느새 1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올해는 유난히 감회가 남다릅니다. 10년간 마들렌대성당에서 이어졌던 한불친선콘서트를 2017년에 마무리했었지요. 그리고 이어서 지난해는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주최로 이뤄진 한반도 평화콘서트의 공동주관을 맡아 본 행사의 범위를 조금 더 확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어요.
올해는 에코드라코레가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꿈의 무대 샹젤리제극장 공연이 성사되었습니다. 해마다 발전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고 기쁘답니다.
● 전문 음악인도 아닌데 클래식 공연을 오래도록 개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의 힘을 믿습니다. 누구나 어떤 한 가지 일에 몰두 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먼저, 그 분야를 정말 좋아하고 그것을 즐기는 경우이거나 그 일이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익을 주는 것일 때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는 전자에 속합니다. 우선 11년간 한 번도 공연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해 본적이 없는 마이너스의 손입니다. 수익사업을 하려 했다면, 첫 해부터 공연 티켓 판매를 우선적으로 했겠지요. 수많은 이름 있는 연주자들의 고품격 음악회를 열었으니, 아마도 사업적으로 했다면 꽤 괜찮은 수입이 발생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우리단체 ‘한국의 메아리’는 비영리단체라 수익사업을 하면 안되도록 명시 되어있어요.
말씀 드렸듯이 저는 음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음악회의 시작이 음악이 지닌 보이지 않는 파워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아가 이 사회에 무언가 조금이라도 ‘선하고 긍정적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소망을 담고 있어 지난 12시간동안 변함없이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 보은과 기부도 하고, 음악가들에게 연주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도 빼 놓을 수가 없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뜻을 아시고, 동참해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과 응원이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공연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해마다 공연을 준비하다보면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아요. 예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거든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우여 곡절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번에 단신으로 나갔던 본지 기사에 소개되었던 젊은 앙상블 A-letheia가 내부적인 사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앙상블을 바꾸게 되는 일이 생겨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새로 영입한 앙상블 연주자들의 수준이 더 업그레이드되었어요. 전화위복같이 찾아온 행운이어서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 가득했습니다.
● 12년 만에 처음으로 유료 공연을 개최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처음으로 유료 공연을 준비하면서 망설임도 많았고, 조금은 걱정도 되긴 합니다. 지난 11년간 연속으로 무료 초청 공연만 진행해 왔습니다. 이제까지 개최해온 음악회의 품격은 정말 어디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공연이었지만 무료공연이라 오히려 그 가치를 낮추어 보는 경향도 있었지요.
‘샹젤리제극장’은 세계의 수많은 전문 음악인들이 서고 싶어하는 파리 3대 극장 중에서도 가장 정통적인 클래식 극장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런 극장에서 인정받아 연간프로그램에 당당히 들어가게 되었고 우리 공연을 공식적으로 홍보해 주고, 판매대행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만 유로 넘는 장소대관료는 우리 단체의 몫입니다. 유료 공연이 아니면 대관료는 물론 연주자 출연료 지불이 불가능해요. 또 다른 이유는 그 동안 작게나마 협찬을 해 주시던 프랑스 주재 한국기업들이 요즘 경제난으로 협찬을 멈춘 영향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들로 인해 올 해부터는 부득이하게 유료공연으로 개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전 좌석 동일하게 30유로입니다. 또 학생이나 단체는 할인도 해 주고 있어요.
● 공연을 이어오면서 힘을 얻는 원동력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또 다시 공연을 준비하게 되는 것은 공연을 다녀가고 남겨주시는 관객들의 훈훈하고 감동적인 격려 덕분이에요. 공연에 대한 찬사와 함께 ‘다음 공연도 기대합니다.’라고 하실 때마다 전 약속을 한 사람이 되어 또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어떤 해는 200여 통이 넘는 감사 매일과 손 편지를 받기도 했어요. 어느 프랑스 관객분은 우리 공연을 보고, 한국 연주인들에 반해 한국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는 분도 계세요. 함께 해주는 분들의 마음에 힘을 얻어 늘 공연을 할 때마다 적자가 나지만, 또 무리를 해서라도 하게 됩니다.
● 이번 공연의 주제인 ‘평화를 위한 비발디’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지난 공연 중에 네 번의 공연이 평화라는 주제를 담고 있었어요. 때로는 성악으로 때로는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지요. 평화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평안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인류 모두의 공통된 숙제이자 의무가 평화를 지키고 평안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생각해요. 당장 우리 한반도가 꼭 지켜내야 하는 것도 평화이듯이 지구상 곳곳에 우리가 가장 가치를 둬야 하는 것이 바로 ‘평화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어버리거나 또는 직면한 문제가 아니므로 외면하고 살아 온 경우이지요.
음악을 통해서든 스포츠를 통해서든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은 지속적으로 확산되어야 합니다. 또 우리 모두가 그 메신저가 되어야 하기에 음악회를 통해 그 어떤 언어보다 강한 설득력의 매개인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번 공연은 평화메시지를 바로크 음악으로 전합니다. 바로크 음악의 대가라면 비발디를 빼 놓을 수 없지요. 비발디 음악을 연주해줄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의 플룻연주자 안드레아 그리미넬리(Andrea Griminneli)를 초청해 라디오필하모닉 최초의 악장인 박지윤씨와 오케스트라 Les Siècles의 악장인 프랑수와 마리 드리유(Francois-Marie DRIEUX)가 이끄는 전문연주팀 ‘평화의 앙상블(Ensemble de la Paix)이 함께 협연합니다.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들과 플롯협주곡 등을 통해 바로크음악의 정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앞으로 달려갈 많은 시간을 위해서는 좌석을 가득 채워줄 관객들과 기업의 후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가기관인 재외동포재단과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으로부터 후원을 받았습니다. 우리 단체가 설립된 이후 처음입니다. 우리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파리에 지출한 ‘바디프렌드’와 저의 개인적인 지인 분들이 단체로 표를 구매해 주면서 성원해 주시고 있어요. 2008년 마들렌느성당에서 첫 막을 올렸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샹젤리제극장에서 시작하는 ‘평화 음악회’를 더욱 많이 성원해 주시고, 함께 동참해 주시길 소망해 봅니다.
평화를 위한 비발디(Vivaldi pour la Paix)
일시 : 2019. 10. 1 (화) 20시
장소 : 샹제리제극장 (Théâtre des Champs-Élysées)
15, av Montaigne 75008 Paris
예매 : Theatrechampselysees.fr
01 4952 5050
Tarif unique 30 €
place numéroté (전 좌석지정제 : 30유로)
문의 : echosdelacoree2019@gmail.com
공연정보:https://www.theatrechampselysees.fr/la-saison/orchestres/orchestres-invites/ensemble-de-la-paix
예매:https://billetterie.theatrechampselysees.fr/selection/event/date?productId=101450520717&lang=fr
홈페이지: echosdelacoree.org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