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여행 가이드와 문화해설가로 활동해 온 안완기 씨, 한불문화교류협회를 이끌며 양국간 문화교류에 힘을 기울여 온 알고기획 서금희 부부가 최근 유튜버로 변신했다.
15년간 ‘알고가자 프랑스’라는 사이트를 통해 축적해온 프랑스의 다양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프랑스의 여행지 소개는 물론 다양한 정보와 이슈들을 찾아 몸으로 직접 뛰며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자신을 소개해주신다면...
1992년 2월에 디종으로 와서 어학을 했고 스트라스부르그 건축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4년간 학업을 이어오던 중 IMF로 인해 송금이 끊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해야했는데,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때마침 지인 한 분이 파리에서 여행사를 차렸는데, 그 분의 부름으로 파리에 올라와 파리 4대학으로 학교를 옮기면서 가이드 일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아내(서금희)와는 96년에 만나 이듬해 결혼을 했고, 슬하에 자녀 두 명(다린, 종서)을 두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오신 것으로 아는데...
파리에 올라와 식당일도 해보고 가이드, 여행사 오너, 공관 직원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그중 여행업계에서 가장 많이 일했는데, 제가 가진 여행 정보들을 모아 2003년도에 ‘알고가자 프랑스’라는 여행 안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여행 정보를 올리며, 공부를 참 많이 했어요. 이 글을 모아 나중에 책으로 만들 생각이었거든요.
사실 1991년에 4개월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처음 유럽 땅을 밟았는데, 당시에는 ‘세계를 간다’ 라는 세계여행 책자가 여행서로는 유일했습니다. 배낭 여행을 하던 중에 그 책이 너무 오래된 정보이고 맞지 않는 내용이 너무 많아, 제가 직접 쓰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에는 한국에 (주)알고가자 프랑스 여행사를 정식으로 설립했고,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3년간 VIP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과 떨어져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아는 분의 권유로 파리 OECD 대표부 행정 및 전산담당 직원 공채에 합격해 공관 직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OECD에 다니면서도 여행에 대한 욕구는 멈추지 않았고 틈틈히 여행을 다니며 자료들을 모아 사이트에 축적시켜 나갔습니다. OECD에 근무하는 중에 VTC(자동차 공인가이드) 자격증도 땄습니다.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차량 가이드를 할 수 있는 증서입니다.
이후 9년간의 OECD 생활을 접고 다시 여행업계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계속 문화해설가와 여행 가이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여행업으로 돌아오니 고향에 온 듯 편안합니다.
제 아내도 한인회나 문화협회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걸 배우게 되고 한불문화교류협회를 직접 만들어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교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틈틈히 짬을 내어 저와 유튜버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진작부터 생각은 했는데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서 올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편집 실력도 형편없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자신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 날 용기를 내어 파리 5구의 무프타르 거리에 나가서 촬영을 했습니다. 첫 영상이라 인트로도 어색하고 부족한 면이 많았지만, 이것을 못 올리면 절대 못한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업로드했습니다.
초기엔 5분도 안되는 분량을 2주 동안 끙끙대며 편집을 했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시작이 반이라고, 하면 할 수록 흥미도 있고 시간도 많이 단축되더군요. 8개월 동안 어느새 30여 점의 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유튜브 편집에서 주안점을 두는 것은?
예전에는 여행정보를 책에서 찾았지만 요즘엔 유튜브에서 찾는게 일반적입니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 직접 체감을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정보가 요즘 세대들에게 훨씬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찍으면서 저 역시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현장 가이드는 한번 설명하고 지나가기 때문에 실수를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유튜브는 영상으로 남기 때문에 최대한 확실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야 합니다.
저는 여행정보 뿐만 아니라 그 지방의 특산물도 보여주고, 시청자들이 마치 자기들이 여행온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보여지는데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우선, 주제와 장소가 정해지면, 제 사이트에 올려놓은 정보를 다시 정독하고 영상에 필요한 부분만을 큰 틀에서 추립니다.
현장에서는 원고없이 직접 진행하는데, 영상 편집이 시간 싸움인 만큼 더빙에 시간을 많이 쓸 수는 없습니다.
트렌드에 맞는 편집이 쉽지는 않을텐데...
역시 편집은 트렌드에 맞는 젊은 감각이 필요합니다.
고정관념에서 매이다 보니 영상이 너무 딱딱하더군요. 같은 영상이라도 잘 가공하고 편집해 주면 확연히 달라지는데... 때문에 최근엔 우리 아이들에게 편집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대학에 가면서 이미 독립을 했는데, 가족들이 유튜브 편집 일로 해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자주 통화 하고 만나서 같이 편집회의를 하면서 훨씬 더 유대감이 생겼습니다. 유튜브 활동의 최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유튜버 활동의 또다른 장점이라면...
예전같으면 스마트폰을 보며 혼잣말 하는게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요즘엔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봐도 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점차 자신감이 붙다보니 인터뷰 요청도 거리낌 없이 하게 됩니다. 현장 속에 들어가보니 그분들의 삶에 대해서도 꿰뚫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촬영시에 부부가 같이 움직이다보니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많은 대화를 하게됩니다.
그전에는 혼자 있는게 편했는데 지금은 뭔가 공통분모를 만들어서, 꾸준하게 작업하므로 활력도 생기고 하면 할수록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마치 둘이서 할 수 있는 둘만의 즐거운 놀이를 찾은 듯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운동이 잘 된다는 점이죠. 한번 촬영을 다녀오면 기본 1만보 이상을 걷습니다.
때문에 주변의 지인들에게 유튜버를 시작하라고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유튜버는 몇 명이나 되나요?
요즘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20여명 정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편이지요.
프랑스 여행을 컨셉으로 활동하는 유튜버는 2~3명 정도 있는데, 역사나 문화적 전문 지식을 가진 컨텐츠라기 보다는 개별 여행자나 방문자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 위주의 가벼운 컨셉들입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여행 온 개별 여행자들의 여행기 영상들도 많이 눈에 띕니다.
프랑스 테마 여행은 어떤식으로 진행하시는지?
요즘 여행 패턴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단체 여행보다는 개별 여행을 많이 오는 추세고요. 개별 여행자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 현지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여행일정을 디자인해줍니다.
그 사람의 취미나 관심사, 교육수준에 따라 일정을 달리 짜는 방식이죠. 사람마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 맞는 장소와 일정을 짜는게 중요합니다. 기회가 되면 이러한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놓을까 합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께 조언을 해 주신다면...
장비는 최소화시키는게 좋습니다. 장비가 무거우면 힘드니까요.
요즘 스마트폰이 4K까지 나올 정도로 화질이 좋으니 그외 마이크와 삼각대(셀카봉) 만있어도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컨셉을 잘 잡아야 하고 즐기면서 꾸준하게 하는 것이 롱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초기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 봐도 만족한다는 생각으로 영상 작업을 합니다. 각자 독립해 살고 있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일상을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말이죠.
제작한 영상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두번째로 제작한 영상이 노트르담 성당 화재 전에 찍은 영상이었는데, 화재 이후에 몇 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노트르담 성담에서 한 달에 한번 씩 거행하는 가시면류관 접견 미사가 있는데, 2시간동안 긴 줄을 서서 직접 입맞추고 나오는 것을 찍은 영상이었습니다.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자료영상으로 요청해와 이 장면이 TV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아직은 구독자 수 1000명도 안되는 작은 유튜버입니다.
묵묵히 초심을 잃지 않고 프랑스 여행 전문 유튜버로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자기 생활처럼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보도 주면서 대리만족감을 주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것입니다.
여행에만 머무르지 않고 케이팝 현장, 축제의 현장, 먹거리, 문화행사 등 다양한 장르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무궁무진한 컨텐츠가 있는 곳이 이곳 프랑스이니까요.
프랑스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현장 소식을 전해주는 하나의 미디어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겠지요.
영상은 대개 4~8분 이내 분량인데, 목표는 일단, 일주일에 하나씩 작업한다는 계획입니다.
보람이 없으면 인생살이가 쉽지 않습니다. 유튜버 활동을 통해 좀 더 의미있는 일들을 해나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미래의 유튜버 여러분, 건투를 빕니다.
알고가자 프랑스
사이트 : http://www.algogaza.com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user/algogaja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석수 편집위원
나도 프랑스 유튜버~!!!
여러분의 프랑스 라이프, 흥미로운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주세요!
http://www.francezone.com/xe/index.php?mid=headline1&document_srl=1799407&listStyle=vie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