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글로벌한상드림 장학생 서윤성
고교 1학년 때 유학... 뉴질랜드 전국 상위 0.8% 졸업
지난 해 사단법인 글로벌한상드림에서는 중.고.대학교에 재학 중인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제1기 한상드림 장학생을 선발했다. 2022년 7월 기준으로 거주국 학교에 재학 중인 재외동포 중 한국어와 자국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성적우수자, 전문분야우수자, 사회배려자 등에 가산점을 부여해 전 세계에서 20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뉴질랜드에선 당시 Westlake Boys High School에 재학 중이었던 (2022년 말 졸업) 서윤성 학생이 유일한 장학생으로 뽑혔다. 한상드림은 선발된 학생들에게 각각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수여하고 이들이 미래 재외동포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원했다.
글로벌한상드림은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한민족 한상(韓商)들이 글로벌 차세대 한민족 인재육성과 인재교류를 위해 만든 장학재단이다.
한상드림장학금을 받게 된 서윤성 학생은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족들과 뉴질랜드에 왔다. 의사소통은 물론 낯선 곳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료봉사, 모의UN, 수학 동아리, 합창단, 관악대, 도서부, 프로그래밍, 배드민턴, 과외 등 교내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빠르게 적응했고, 뉴질랜드 전국 상위 0.8%(백분위 99.20)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Westlake Boys High School의 대표적인 한국문화행사인 코리안나이트 총괄팀 요원으로 참여하며 MC를 맡아 행사를 이끌었고, 학교생활 1년 만에 교사들의 추천으로 학생회 임원으로 선출, 그리고 뉴질랜드 전체 고등학생 중 20명을 선발하는 천문학 연수과정에도 참여했다.
뉴질랜드에 온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생활한 덕에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서윤성 학생은 올해 오타고 대학교 Health Sciences First Year(HSFY)를 앞두고 있다.
한상드림장학생으로 선발된 소감 한마디.
사실 이번이 한상드림장학생 1기라 정말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뉴질랜드 호주 포함 오세아니아 대륙 유일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전 세계 재외동포 중·고·대학생 기준으로 20명만 선발하기에 해외에서 생활한지 2년 5개월(지원당시) 밖에 안된 제가 최종합격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받은 만큼, 나중에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상드림장학생 모집에 지원하게 된 배경은.
우연히 장학생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원을 위해 학교 성적과 수상내역, 봉사활동, 교내외 활동, 자기소개서, 영어실력과 한국어실력 등을 기재하여야 했고, 기재한 모든 내용에 대해서는 증빙 자료를 제출하는 등 굉장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독특한 고등교육 점수산출 시스템때문에 학교장으로부터 레터를 받아 첨부하기도 하였습니다. 1차 서류전형에서 합격하고 난 뒤에는 2차로 글로벌한상드림 이사장님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이 결정되었습니다.
여러가지 다른 지원 카테고리가 있었는데 저는 NCEA 성적이 GPA 환산 시 만점이기에 성적우수자 전형으로 지원하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전역에서 수학과 과학에 재능있는 20명의 학생만을 선발한(성적과 자기소개서, 학교활동을 통해서 선발) EPS 천문연수과정에 선발되어 활동한 내용들과 NASA과학자들을 만난 것, 그리고 모의 UN 회의에 참여하여 이주노동자 관련 조항 개정안을 발의하여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한 점이 제가 선발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고1 때 처음 왔을 때 몇 개월만에 국제학생 리더와 하우스 리더로 선발되었고, 학교를 옮기고 나서는 1년 만에 이례적으로 학생회 임원(Prefect)으로 선발되었습니다. (보통 4-5년 재학한 학생들 선발) 제 생각엔 코리안 나이트 총괄팀과 MC를 맡으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호주 국제수학대회 우수상, 뉴질랜드 수학대회 우수상과 다양한 NCEA성적우수상들, 수학 전교 1등, 유학생 전교 1등과 같은 다양한 수상실적과 더불어 꾸준한 봉사활동, 다방면의 교내외 활동들도 기재하였습니다.
늦깎이 유학생으로 학교 공부 따라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영어를 제외한 다른 과목들은 크게 문제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늦은 나이에 유학을 왔고 해외 경험이 전무했기에 영어 스피킹과 리스닝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배우던 영어와는 전혀 다른 실전 영어였기에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자 음악, 스포츠, 도서부 등 가리지 않고 많은 교내외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수업시간에 항상 집중하고 질문도 열심히 하며 친구들과도 많이 소통하다 보니 언어의 장벽을 비교적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적극적인 교내외 활동 덕분에 코리안나이트 행사MC까지 맡았었네요.
웨슬렉 코리안 나이트는 뉴질랜드 최대 규모의 고교 한국문화 홍보 행사입니다. 비록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화를 현지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총괄팀에 지원했습니다. 총괄팀으로 축제를 준비하면 할수록 축제에 더 애정이 생겼고, 축제에서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 성향과도 맞았기 때문에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교 때 참여한 천문학 연수로 의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는데.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다양한 봉사활동들을 하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마침 의료봉사를 하고 있었고, 어렸을 때 소아천식으로 많이 아팠을 때 도움을 주신 의사선생님 덕분에 자연스레 의사라는 꿈을 키웠습니다. 그러다 천문학 연수 일정 중 하나로 국제 남극 센터를 방문하였는데 남극에서 막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NASA 과학자들이 수행하셨던 임무에 관한 브리핑을 해주셨고 잠깐 대화를 나눌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 장래희망에 대해 말씀드렸을 때 “의사도 좋지만, 의과학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질병의 치료방법을 연구한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거야.” 라고 하셨습니다. 이때부터 제 꿈은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의과학자가 되었습니다.
의과학자란 의사면허를 소지했지만 진료의 비중을 줄이고 연구에 집중하는 사람입니다. 의과학자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치대를 졸업한 뒤 면허를 소지해야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의치대를 입학해 심도 깊은 공부를 하고, 그 이후에 바이오헬스 관련 연구를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고등학생 때 의료봉사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봉사였는지요?
노스쇼어 병원에서 병동에 입원해 계신 환자분들의 상태를 체크해 최선의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봉사단체와 함께 추진한 봉사활동이었는데,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지원서를 작성해야 했고 경쟁률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봉사를 할 수 있어 더욱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고, 제 도움으로 간호사분들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환자분들이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껴 제 꿈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만도 벅찼을 텐데 재학 중에 타일시공, 쇼핑몰 트롤리 관리, 영-한 변역, 학생 개인 과외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이력이 있네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학비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유학생이다 보니 영주권자 학생들보다 학비가 비쌉니다. 저희 집이 여유로운 편이 아니라서 제가 알바와 학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주어진 시간에 더 집중하여 높은 효율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생각해보니 다양한 경험들과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덕분에 제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올해 오타고 HSFY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의치대에 입학하는게 저의 1차 목표입니다. 이후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Summer Research Scholarships 프로그램에 참가해 학부 때부터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바이오헬스 산업시대에선 의과학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바이오기술 뿐 아니라 실제로 의학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영역도 의과학자들이 세계적으로 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임상지식을 바탕으로 연구를 해서 의료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박성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