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주뉴질랜드 대사를 꿈꾸는 데이비 숀 코린
2023 나의 꿈 말하기대회 금상 수상
2023 나의 꿈 말하기대회에서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를 꿈꾼다.’라는 주제를 발표한 데이비 숀 코린 학생(11세, Sommervile Intermediate 재학)이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 4월 15일 파머스톤 노스에 위치한 St. Andrew’s Presbyterian Church에서 뉴질랜드 한글학교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6회 나의 꿈 말하기대회에는 뉴질랜드 전역에서 선발된 한글학교 학생 18명이 참가해 자신의 꿈을 발표했다. 유튜버, 국방부장관, 축구선수, 웹툰작가 등 저마다 개성있는 꿈을 가진 학생들 가운데 오클랜드 한국학교에 재학 중인 데이비 숀 코린 학생이 금상을 수상했고, 은상에 이요한, 신지수 학생이, 그리고 동상에 정채린, 이도현 학생이 각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특히 데이비 숀 코린 학생은 유일한 다문화 가정인데다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우리말 실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숀은 영어가 더 편한 언어지만 꾸준히 한국학교에 다니면서 한국말로 수업을 듣고 또래 한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우리 말을 익힌 것이 수상의 비결이라 말한다.
숀의 부모님은 특별히 어떤 교육 방향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숀과 한국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평소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해주고 한국인의 정서와 멀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한국의 역사와 음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세계 어디에 살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숀은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 동생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어주고 싶다는 기특한 바람도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 숀이 대회에 참가하게 된 배경과 준비과정, 그리고 주뉴질랜드 대사를 꿈으로 정한 이유도 들어보기로 했다.
대회에 참가하게 된 배경은.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앞두고 동남 한국학교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예선을 치렀습니다. 그중에서 최종 수상자들에게 전국 대회에 출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운 좋게도 저도 그중 한 명이 될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계기없이 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라서 참여를 한 것인데 최종 수상을 하게 되면서 전국 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전국 대회를 앞두고는 너무 긴장되기도 하고 모르는 청중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해서 못 나가겠다고 엄마에게 말씀을 드렸지만 일단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해 보라는 엄마 말씀을 듣고 편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승을 목표로 준비했다기보다는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국말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라서 열심히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발표 주제를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를 꿈꾼다'로 정한 이유가 있는지요.
작년에 제 꿈은 게임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디자인하는 일이 취미가 아닌 직업이 된다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버지의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해 보다가 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발표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해본다면?
저는 한국인 어머니와 뉴질랜드 아버지 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나 지금 뉴질랜드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은 엄마의 나라, 뉴질랜드는 아빠의 나라로 저는 두 나라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고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이 바로 제 꿈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엄마와 아빠를 공평하게 사랑하듯 한국과 뉴질랜드 두 나라의 국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중점적으로 연습한 것이 있다면?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부산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사실 뉴질랜드에 오기 전까지 제가 쓰는 말이 사투리라는 것을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유학 온 친구가 저에게 부산 사투리를 쓴다고 알려주었고, 그때 제가 쓰는 말이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제가 중점적으로 연습한 부분은 표준어 연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회 때 열심히 표준어로 발표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사투리 쓰는 게 귀여웠다고 하셔서 조금 깜짝 놀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숀 학생이 금상을 받은 것이 다문화 가정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뉴질랜드 살면서 제 나이에 한국어를 학습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뿐더러 숀 학생처럼 아버님이 한인이 아닌 가정에서는 주로 영어를 쓸 것 같은데, 평소 숀 학생이 한국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제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하고 생각도 말도 영어로 먼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 학교에 가면 무조건 한국말을 써야 하고 수업도 한국말로 이해를 해야 하니까 한국어를 꾸준히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히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 교과서로 수업을 받으며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열심히 하는 것이 저의 한국어 공부 방법입니다.
대회에서 수상한 것도 기쁘지만 상금을 받은 것도 큰 행복일 것 같네요. 어디에 쓸 계획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대회 상금으로 휴대폰을 샀습니다. 부모님께서 원래 14살에 휴대폰을 사준다고 하셨는데, 제가 받은 첫 상금이니까 제가 꼭 원하는 곳에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셔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돈 중에서 50불은 고생하신 엄마에게 드리기로 했지만 아직 안 드리고 있습니다. 약속을 했기 때문에 곧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대회 참가 후 작은 바람이 생겼다던데.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 제 동생이 제가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는데요. 제 동생이 한국말을 배우는데 좋은 롤 모델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글 박성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