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 커뮤니티 칼리지협회 ‘자랑스런 동문상’ 수상한 주종근 교수/화가, 신앙 자전적 소감과 예술 세계 밝히다
브룩헤이븐(Brookhaven) 커뮤니티 대학 미대 교수인 주종근 화백이 97회 전국 커뮤니티 칼리지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ommunity College. 이하 AACC)의 ‘자랑스런 동문상(Outstanding Alumni Award)’을 수상했다. 미 전체 커뮤니티 칼리지 동문 중 비즈니스, 교육, 문화, 의료, 예술 분야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수여하는 영광스런 영예에 주 교수가 Art(작가) 분야로 올해 선정된 것. 최근 텍사스에서 주 교수의 수상이 처음일 정도로 값진 상이라 그 의미 또한 각별하다. 주 교수의 ‘간증’과도 같은 수상 과정 및 심경, 그리고 신앙적 미술 세계관에 대해 들어봤다.
◎‥ 수상 배경은
▷ 지난해 환갑을 맞이해 브룩헤이븐대 갤러리에 실험적인 내 작품들을 전시한 적이 있다. 잔치 대신 전시회를 택해서 향후 내 작품 세계도 재정립하려던 의도였고 일반 화랑에 내놓기 전에 먼저 선을 보이기 위해서였다.
이 전시회에 대학 총장이 방문했다. 나는 그간 여러모로 힘이 돼준 대학 측에 감사의 뜻으로 작품 1점을 대학에 기부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이런 내 진심을 듣고, 또 내 작품들을 보고간 총장이 전격적으로 나를 AACC에 수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협회 위원회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지난해 12월이었고, 이를 대학 교직원 파티가 열린 12월말에 총장이 직접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4월 25일 뉴올리언즈에 열린 컨퍼런스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 이 상이 의미하는 바는
▷ 분야별 수상자들이 나오는데, 주로 CEO나 의학박사 등이 많다. 나는 International Artist 분야로 올해 선정됐는데, 역대 수상자들 중에 커뮤니티 동문으로서 다시 커뮤니티 대학에 돌아와 교수 등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내가 처음이라는 말을 들었다. 커뮤니티 대학 동문상으로서는 어쩌면 최적격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
또한 내 수상 분야가 말해주듯 그간 미국과 한국에서 많은 작품 전시회를 가졌고, 지역에서는 스프링밸리와 로얄 레인 DART 역 등의 디자인과 그림을 맡아서 해준 점도 인정받은 셈이다.
또 공주에서 열린 국제 화가 전시회에서는 대회 위원장을 맡아 전 미국에서 작가를 선정해 한국에 소개하고 세계 화가들과 교류하게 하는 역할도 했던 것, 그리고 미국 미술 교육 시스템을 한국에 알리려는 의도로 책을 낸 것도 크게 인정을 받았다.
오래 전에 썼던 책이라 지금은 절판됐지만, 그 책에 영향을 받아 교수가 된 사람도 만났고 대학 강의 교재로 사용되는가 하면 꼭 읽어야 하는 책에 포함됐고 또 교도소 도서관에도 비치돼 있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유명 서점과 도서관 등에 비치돼 도움을 줬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 같은 소재로 다시 책을 쓸 예정이다. 미술과 신앙, 삶에 대해 더 보강해 쓴 글들로 새롭게 출간을 계획 중이다.
◎‥ 트로피를 학교에 기증한다고 들었는데
▷ 1982년부터 시작된 이 상이 텍사스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 그래서 나 혼자 간직하기보다는 대학에 트로피를 기증해 소장하게 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전을 주고 모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시상자 선정에 대해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소개돼 있는데, 그간 화가와 교수로 활동한 것 외에도 뉴스코리아에서 전시회를 하는 등 지역에서의 다양한 활동, 한국과의 교류 등에 앞장서며 한인 이민자로 미국 사회에 기여 및 활동한 점들이 인정받았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를 알리고 또 대학 측에 기증하려는 것이다.
◎‥ 수상자로서의 감회 및 각오가 있었다면
물론 영광스런 일이지만 무엇보다 책임감이 앞섰다. 감사함을 느끼지만 일 하나 하나를 소홀이 할 수 없다는 것,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새롭게 생겼다.
어느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또 사회와 후학에게 도움을 주며 기여하는 삶을 살아야 할 의무를 느꼈다. 또 내 작품과 전시, 교수 역할에서도 이런 정신을 반영하려고 더 노력할 예정이다.
◎‥ 최근 작품 전시 및 주제에 대해 말해준다면
▷ 5월 중순에 작품 전시회가 있다. 특별한 전시인데, 노스팍 몰 앞의 성서 미술 박물관(Museum of Biblical Art)에서 내 작품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내 작품이 항상 기독교적 색채가 있는 걸 알아본 해당 미술관 관장이 2019년이나 2020년에 크게 전시회를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번 5월에 먼저 간단하게 전시회를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번 전시 작품들의 주제는 ‘voice’다. 하나님의 말씀이고 소명이고 인간을 향한 부름에 대한 주제다.
그간 이민자들의 구도자적 삶과 귀향을 뜻하는 주제들로 씨알, 꽃과 나무, 열매 등의 주제에 천착했고 이어 홈(Home), 고향, 천국 등의 이미지로 나아가다가 이제 ‘보이스’까지 왔다.
◎‥ 기독교적 주제가 많은 이유가 있다면
▷ 인간이 왜 왔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와 목적을 찾는 구도자의 과정, 신의 뜻에 대해 묵상하고 이를 깨닫고 느끼며 고민하는 과정을 형상으로 표현해왔기 때문에 그런 색채가 짙었다.
초기 내 작품은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았다. 단색을 사용하고 한 때 원색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는데, 작년 전시회를 기점으로 화려한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 모든 색을 사용하기로 한 이유는 바로 하나님이 준 모든 색을 형상화하고 싶어서다. 너무나 다양해서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영혼의 세계처럼 색깔 또한 그렇다고 본다. 되도록 다 발견해 내 그림에 그려내자는 의도를 갖게 됐다.
어쩌면 미술문화 선교자와 같은 역할이 내 남은 소명일 수 있다.
주 교수는 이제 ‘씨알’이 다 커서 ‘사람’이 됐다고 말한다. ‘바보 사람(Silly Man)’이 됐다는 것.
이는 나이가 들어가고 작품의 세계가 원숙해질수록 참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 겸허해지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작가 자신은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며 부족함과 참회, 그리고 구도의 마음으로 사색에 빠져있는데, 외부에서 그런 작가의 깊이를 알아보고 그에 대해 인정해준 게 이번 수상의 의미라는 뜻일까.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일 수 있다. 작품 활동과 전시회, 그리고 후학 양성 역할로 주 교수가 보여줄 ‘색채’는 이제 더 화려하고 더 다양하게 채워진 형상으로 우리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기사=준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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