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석 페어(International jewllery fair)에서 우승을 차지한 교민 학생이 있다. 각 나라마다 출전한 보석 디자이너 작품들의 예선을 거쳐 총 7명이 호주 결선에 진출하는 대회였다. 시드니에서 열린 최종 결승에서 보석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최고상, Jewellery design award(JDA)에서 1위를 차지 했다. 보석 디자이너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Peter minturn goldsmith 학교, 금속세공 학과에 재학 중인 류수민 학생을 만나 보았다.
많은 주변 분들이 우승소감을 물어보는데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 난다. 처음 대회를 준비 할 때의 목표는 결승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승이란 타이틀에 너무 기쁘지만 그 무게 또한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다. 대회 작업 준비를 하면서 가끔은 힘들어서 예민하게 굴었는데 그래도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고 우승에 기쁨을 같이하고 싶다.
끝없는 도전의 시작
이번 대회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국제 보석 페어(International jewllery fair)는 시드니에서 개최한 국제대회이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많은 보석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디자인 전시는 물론 여러 기술들을 선보인 이 대회는 금속세공 학과 학생들은 물론 많은 보석 디자이너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최고의 무대로 보석에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에 무대이다. 그 중 하이라이트인 보석 디자인 시상(Jewellery design award)은 금속 세공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10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각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을 겸비한 학생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이다. 내가 운 좋게 우승을 한 부문은 세공학과 3학년과 4학년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판도라(Pandora)에서 후원하였다. 대회 진행 과정은 예선과 결선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차 예선은 각 나라에서 디자인과 세공을 완성한 후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보낸 후 예선을 통과해야만 2차 예선인 실제 보석(귀걸이, 반지, 목걸이 등등)을 호주에 보내게 되며, 이후 결선에 오른 학생들이 시드니로 초청이 된다. 내가 속한 부문에서는 총 7명이 시드니로 초청 되었는데 호주 결선에 오른 사람들 중 최종 1명의 우승을 가리는 대회이다.
1년의 대회 준비, 힘든 도전의 열매
비잔틴 제국(byzantine empire)에서 영향을 받은 샹들리에(Chandelier) 귀걸이를 작품 주제로 만들다. 작년에 학교에서 디자인을 완성하고 올해 세공을 시작해 마지막 연마 과정을 마친 다음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특히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Granulation>이라는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어렵고 힘들었다. 어렵고 힘든 것이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기에 이번 프로젝트가 더 특별하고 보람찬 생각이 많이 든다. 또한 학교(Peter Minturn Jewellery School)에서 3년동안 배운 많은 기술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조금씩 꾸준히 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준 소중한 대회 준비였다.
금속 세공 학과에 대해서
뉴질랜드에서 금속 세공학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생소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보는 예쁘고 화려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진열장에 전시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배우는 학과이다. 그 과정은 디자인부터 시작해 돌, 금속 등을 직접 고르고 그것을 깎고 열을 가해 붙이고 다듬어 표면가공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원석의 반짝거리는 돌 보석들을 아름다운 반지와 귀걸이로 만드는 일, 정말 보람이 있는 작업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보통 다른 세공사 밑에서 다양한 일 (판매, 디자인, 세공, 리모델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경제 활동을 하거나 혼자 독립하게 된다. 본인이 직접 작업장을 만들어서 독립도 가능하다. 자기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공을 시작할 수 있고 다양하게 소량 생산하여 그 가치를 높이거나 창업개념으로 자기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본인 역시 많은기술과 경험을 만들어 개인에 브랜드를 만들어 작업하는것을 꿈꾸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많은 고민으로 금속 세공학과를 선택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고민을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술과 디자인을 좋아했던 관계로 진로 방향을 세가지로 압축하게 되었다. 시계 세공사, 건축가, 보석 세공사로 좁힐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시계 세공학은 뉴질랜드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포기를 하였고 보석 세공은 당시 부모님의 반대로 생각을 못하는 상황 이었다. 마지막 남은 건축학을 생각하여 공간 디자인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건축학과로 바로 진학 할 수 있었지만 그 당시 마음 속에 아직 보석 세공학을 포기하지 않았던 관계였다.
결정적으로 공간디자인 학과에서는 보석 세공학에서 배우는 CAD(Computer Assisted design)과정을 다루는 과정이 있어 미련 없이 공간 디자인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3년의 공간디자인 학과 과정을 마쳤지만 보석 세공학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잠을 잘 수 가 없었다. 몇일을 보내면서 부모님을 설득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정말 입에서 맴돌기만 하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많은 대화를 통해서 마침내 허락을 받고 보석 세공학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정말 기쁜 일이었고 지금도 부모님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보석 세공학과 입학 과정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들이었다. 처음 접해 보는 것들이 많은 나에게 입학 인터뷰와 오디션을 통과 해야 하는데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지만 당시 정말 어렵게 오디션과 인터뷰를 통과했었다. 또한 그 당시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보석 세공학을 시작 한다는 소식에 많이들 놀라며 응원을 해준 기억이 난다.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오늘에 자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
하이 엔드 쥬얼리 (fine jewelry) 브랜드 만들고 싶어
최근에 좋은 상을 받아서 기쁘지만 또 한가지는 파트타임으로 일(Howick village jewwller)을 시작해서 학교를 졸업하고 풀타임으로 취업이 가능 해졌다. 아직은 학교 실습과 병행하며 일을 하고 있어 많은 경험을 축척하지는 못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학교생활을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 졸업 후 실제 고객들을 상대로 학교에서 배운 디자인과 세공 일들을 접목시켜 경력을 한단계 올리고 싶는 바램이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훌륭한 세공사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언젠가는 개인 워크샵을 만들어 맞춤제작 일을 하는 것이 본인의 목표로 나만의 하이 엔드 쥬얼리 (fine jewelry)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것이 최종 목표이다.
글,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