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보작가 등 첫 공개작품 눈길
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처음 공개되는 북한 작가들의 작품입니다.”
꽃샘추위 바람이 매서운 16일 저녁. 맨해튼의 명물 하이라인(High Line)이 길게 뻗은 첼시의 오자뉴스 아트스페이스(Ozaneaux ArtSpace)에서 만난 한행길 코리아아트포럼(KAF) 디렉터의 목소리엔 힘이 실려 있었다.
‘우리, 사람들, We The People’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조선(북한)화가 한경보, 황영준, 홍성광 등 3인과 한국화가 서용선, 구지회 작가, 알리시아 그룰론, 그레고리 솔렛, 니나 쿠오, 행크 윌리스 토마스 등 미국작가와, 프랑스의 사진작가 엠마뉴엘 파우레 등이 참여했다.
한행길 디렉터는 지난 2014년부터 북한 작가들의 그림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외부 세계에는 좀처럼 소개되지 않은 북한 작가들의 작품을 일정한 주제아래 남한과 미국, 중국, 유럽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해 조용한 반향(反響)을 일으켰다.
16일 오프닝 리셉션엔 미국의 주류 작가, 미술관계자들이 주로 자리한 가운데 알재단의 이숙녀 회장과 최성호 작가 등 한인사회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날 사실 해프닝이 있었다. 중국에서 오기로 한 북한 작가들의 작품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작품들은 8x10 인치의 프린트로 출력해 임시로 선보이는 고육책(苦肉策)을 동원했다.
다음은 한행길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 북한 작가들의 작품 운송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
“이 작품들은 중국 갤러리에서 오는 것들인데, 중국 우체국에서는 떠났다고 하고, 미국 우체국에선 아직 확인이 안된다. 20년 이상 일하면서 급송 우편(EMS) 과정에서 이런 일은 처음 당한다. 13일에 JFK공항에 도착한 것은 분명한만큼 수일내로 작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북한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달라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묘사한 한경보작가의 그림들과 청계천 철거 소식을 듣고 상상하여 그린 작품 등 통일과 더나은 나라를 만들기를 담은 작품들이다. 드로잉과 수채화인데 중국의 개인 컬렉션에서 찾은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촛불혁명에서 영감을 받아서 집회(集會)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찾았는데 쉽지 않았다. 작가들은 잘 알려졌지만 일종의 습작들이라 북한에서도 선보인 적이 없어 더욱 희귀한 작품들이다.”
- 북한 작가 전시회를 여러 차례 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14년을 시작으로 2015년에 2회, 2016년에 2회를 했고 올해는 6번째 전시다. 맨처음엔 백두산 묘향산 한라산 설악산 등의 풍경화를 소개했고 두 번째는 도시풍경을 주제로 했다. 작년에 북미간 말전쟁을 벌이는것에 충격을 받아 이번엔 좀 추상적 접근을 했다. 서용선 작가의 대작에서 보듯 이번 전시는 촛불혁명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2016년말 촛불 집회를 떠올리며 북한에서의 집회그림을 찾았다 한경보 홍성권 황영준 작가의 작품들을 찾고 나서 너무 기뻤다.“
- 북한에 직접 온 작품들은 없나?
“북한에선 국제전시를 위해 작품 반출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작품을 현지에서 구입해 가져오거나 다른 경로로 해외에 나온 작품들이 전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북한 작가 작품들의 연구를 위해 두차례 방북한 적이 있다. 기왕이면 정식 경로로 북한 작가 작품들을 가져오고 싶었다. 직접 교류가 의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걸림돌들이 많지만 언젠가는 성사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전시를 통해 남북이 좀더 가까워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북한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그래서 참 중요하다.”
- 사람도 작품도 참 교류가 힘든 것 같다
“꿈이 있다면 남북한 시민들이 서로 방문하고 싶을 때 방문하는거다. 사람들이 오가는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 통일 이전에 사람들이 왕래하고 교류부터 해야 한다. 오랜 단절(斷絶)로 지금 남북은 어휘가 많이 달라졌다. 모르는 단어도 많아지고 뉘앙스로도 달라진 말들이 많다. 지칭의미와 지각개념이 다르다. 소통이 안되고 있는거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표단이 서로 만나며 많은 대화를 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사람들 서로 얘기하는건 잘 알아들을까.(웃음)”
또다른 어려움이 있다면
“북한 작가들의 작품을 섭외하는 것도 그렇지만 북한작가들과 함께 전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만만치 않다. 우리 작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의 진보계열 작가들도 북한 작가들과 함께 전시한다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좀 의외지만 현실이 그렇다. 북한에 대한 편견(偏見)과 왜곡(歪曲)이 현실의 벽에서 심각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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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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