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PGA 프로골퍼 김시우(23세. CJ대한통운) 선수를 뉴스코리아 ‘빅 픽쳐’가 만났다. 한국 PGA 선수로는 막내격이지만 최근 가장 ‘핫’한 선수이기도 하다. 투어 성적과 골퍼 세계 순위에서 이를 말해준다. 현재 김 선수의 세계랭킹은 지난 4월 초 RBC 헤리티지에서 연장전까지 가면서 아쉽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39위를 기록했다. 본인의 최고 세계랭킹인 27위를 경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김시우 선수는 다섯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해 골프 천재의 길을 승승장구 걸어왔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많은 대회에 입상하면서 프로 골퍼로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리고 2011년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실력자가 된다. 그는 뒤이어 곧장 PGA에 도전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에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하면서 당시 사상 최연소인 17세 5개월 6일로 PGA 입성 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게 된다.
만 18세가 되기 전이어서 투어에 참가할 수 없었던 김 선수는 2013년에 드디어 PGA 투어에 합류한다. 그러나 시작은 험난했다. 첫 시즌에 8개 대회 출전에 그쳤고, 성적 또한 참담했다. 2013년 2부 투어인 Web.com 투어로 내려간 그는 절치부심했다. 2부 투어 2년차에 그는 드디어 2부 투어 첫 우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2016년 다시 PGA 투어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복귀한 첫 해인 2016년 PGA 투어 첫 우승을 하게 된다. 원덤 클래식에서였다. 이어 2017년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에 이어 한인으로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음한다. 드디어 세계가 김시우 선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스에서도 김 선수의 팬이 형성되면서 팬클럽 태동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지역에 많은 한인 골퍼와 한인계 PGA 선수가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김 선수의 출현은 매우 반갑고 신선한 등장으로 여겨졌다. 빅 픽쳐가 그를 초대해 한인들에게 자세한 소개를 했다. ‘뜨는 별’ 김시우 선수에 대해 더 잘 알리고 싶어서였다.
김 선수에게 대표적인 프로필을 위해 추가할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미국 PGA에서 5년 정도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시우입니다”고 짧게 인사했다. 간결하고 침착한 인사말과 자기 소개에서 그의 골프 플레이 성향을 읽을 수 있었다.
올해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김 선수 자신의 시즌 평가에 대해 물었다.
“올해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탑10’도 4회 하고, 또 준우승도 1회 하면서 제가 기대했던 만큼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년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어서 아쉬움은 있지만 아직 반년이나 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충분히 우승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실제 올해 김 선수의 시즌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그래도 올해 우승을 위해 보완해야거나 신경을 더 써야 할 부문은 있는지 물었다.
“올해 숏게임 같은 것들이 많이 보완돼 첫 해 때처럼 중반까지 잘되고 있어서 자신감이 많아요. 단 우승은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 부문이 있는데, 지금까지 한 것처럼 하면 컨디션도 좋고 해서 남은 경기에서 우승도 할 자신이 있습니다.”
결국 PGA에서의 우승은 실력은 물론 ‘운’이라는 그날의 상황도 함께 작용해줘야 만들어지는, 그래서 한번 우승도 값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선수의 두번 PGA 우승 플레이와 다른 경기와 달랐던 게 있었는지 궁금했다.
“우승할 때는 전체 샷이 잘 됐던 것 같아요. 드라이버, 숏게임, 퍼트 등이 잘 맞고 그래서 우승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같습니다. 그러나 선수가 시즌 내내 항상 잘 할 수는 없기에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 흐름을 탔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집중해서 한다면 우승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많다고 봅니다.”
올해 우승 문턱에서 아깝게 주저앉은 RBC 헤리티지 대회는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마지막날 1위를 달리다가 추격한 일본 선수와 연장전까지 갔지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때는 경기가 다 끝나기 전에 너무 쉽게 우승할 것 같다는 마음에 조금 방심했던 게 마지막에 잘 안된 것 같아요.”
아쉬움이 진하게 배여있는 답변이었다.
결국 멘탈 경기라고도 불리는 골프에서 방심이라는 걸 잠깐 허용했던 게 화근이었다. 김 선수는 멘탈이 강한 편으로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멘탈을 훈련하거나 특별한 것은 하지 않아요. 단지 항상 흐름 따라 멘탈도 바뀌는 것 같아요. 안될 때는 그에 따라 멘탈도 흔들리고, 우승할 때는 잘되는 흐름이기 때문에 멘탈이 흔들릴 필요도 없었던 것 같아요.”
PGA 투어에 입문한 지도 5년 정도 됐다. 김 선수에게 PGA 투어는 이제 어느 위치에 와있는 것일까.
“미국에 와 시작했을 때 처음이라 미국이나 코스 같은 것에 적응하는게 좀 어려웠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환경에 다 적응이 돼, 이제는 제가 하는 플레이만 잘 하면 되고, 따라서 저도 이제 안될 게 없을 것 같다는 자신감에 지금까지 잘 해온 것 같아요. 투어 시드 받아야하는데서도 한동안 자유롭기 때문에 더 마음 편히 시합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PGA 초반에 김 선수가 부상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시드를 받기 위해, 또 좋은 성적을 내려는 욕심에 모든 시합에 나가는 등 무리하게 했던 게 역효과를 낸 것이다. 이제 여유있는 상황이어서 그게 더 좋은 성적을 위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목표는 어떤 것인지 물었다.
“우선 지금까지 정규 투어 오면서 매년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도 첫 승 목표로 하고 있고, 그게 된 뒤에 더 큰 목표를 세울 예정입니다. 한국 선수들도 매년 우승권에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아직 성과가 크게 없지만 올해 반 정도 남아있으니까 좀 더 지켜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달라스에 거주하게 되면서 PGA 투어에 도움이 되는지 물어봤다.
“처음에 LA에 살았을 때는 편하기도 하지만 비행기 이동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달라스로 이주한 지 2년 정도 됐는데, 지역적으로 중간이라 어디든 가기 쉬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시합에도 도움이 많이 돼서 좋아요.”
김 선수는 어린 나이에 정상을 밟아본 성공을 거뒀다. 이제 롱런하는 일이 남아있다. 앞으로 어떤 자세로 PGA에서 뛸 것인지 준비나 전략, 또 마음가짐을 물었다.
“너무 멀리 보기보다, 조금씩 앞을 내다보며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많이 생각을 안하고 달려온 것이죠. 그런데 이제 시드도 많이 확보됐으니 이제는 좀 더 앞을 바라보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당장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성적만 당장 내기위해 스윙을 고치기보다 앞으로를 보면서 돌아가더라도 오래 갈 수 있게 준비하는 자세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시합도 매년 조절하고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부상없이 롱런하는 길을 찾아갈 겁니다.”
그의 단기 목표는 올해 우승을 거두는 것이다. 특히 5월에 그가 우승한 바 있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6월에 ‘US 오픈’ 등의 큰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있는지 물었다.
“다행히 플레이어스 앞두고 이전 3개 대회 성적이 좋아서 자신감도 있고 컨디션도 좋습니다. 흐름으로 볼 때 이전보다 더 가능성이 있어서 이 흐름을 잘 따라서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한국 PGA 선수는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렬에 이어 김시우 선수가 다섯번째로 우승을 했다. 한인계인 케빈 나, 대니 리, 존 허 등도 우승을 한 적이 있고 안병훈, 강성훈, 김민휘, 제임스 한 선수도 우승을 바라보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과 교류는 자주 갖는지 물었다.
“달라스에 함께 사는 선수들과는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고 교류를 하는데, 시합에 가면 각자 자기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많은 교류를 갖진 못해요. 그러나 다들 서로를 응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 김 선수는 한국 선수들의 올해 부진을 언급하자 “부진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부진이라기보다 다들 선수마다 잘될 때, 안될 때 흐름이 있어요. 그게 한달이 걸릴 수도 있고, 몇달이 걸릴 수도 있지만 다들 우승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실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흐름만 찾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달라스에 그의 팬이 많다는 걸 김 선수도 알고 있었다. 달라스는 그에게 ‘행운’의 도시다.
“달라스 오게 되면서 성적도 좋았고, 우승도 여기 있을 때 해서 전체적으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한인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는 것도 큰 힘이 되고, 감사드리고 싶어요.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 대상으로 그가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그의 부모님이다.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많이 도와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지금도 많이 도와주시는데, 제가 현재의 제가 되기까지 키워주시고 보살펴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이 할 일인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정리= 이준열 | 사진= Tov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