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10년 생활 후 한국뉴욕주립대 입학한
김예은양이 말하는 글로벌 커뮤니티
“같이 이끌어가는 가족같은 분위기
국제적 문화의 밸런스가 최대 장점”
▲ 인천 송도시에 위치한 한국뉴욕주립대 전경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 4월,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컨퍼런스 일정 중 인천 송도시에 위치한 한국뉴욕주립대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안에 뉴욕주립대라니? 솔직히 처음엔 감이 잘 안왔던 것이 사실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매서운 바닷바람을 뚫고 들어간 한국뉴욕주립대에는 예상치 못한 반가운 인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주립대는 스토니브룩대학교 (Stony Brook University), 패션기술대학교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빙햄턴 대학교 (Binghamton University)그리고 버팔로 대학교 (Buffalo University)등 대표적인 4개 학교 비롯해 총 64개 대학이 모여있는 미국 최대 종합 공립 대학교 시스템으로 1948년에 설립되었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는 2012년 3월 한국의 유일한 스마트시티인 송도에 세워진 최초의 미국 대학교다. 한국정부는 글로벌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뉴욕주립대학교 (SUNY)와 스토니브룩대학교 (Stony Brook University, SBU)에서 출범하여 미국 밖의 첫 캠퍼스로 인천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하였다.
10년전 망망대해 바다였던 송도가 최첨단 미래도시로 변모한 것에 혀를 내두르는 중 방문한 한국뉴욕주립대는 영화에서만 보던 정말 ‘미국 대학’이었다. 캄보디아에서 반평생 넘게 살아온 나에겐 10여년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터치스크린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던 톰크루즈에 감동했던 것과 맞먹는 감탄의 연속일뿐이었다. 세계 각국,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자유롭게 학문을 연구하고 저절로 글로벌화되는 곳, 어떠한 설명을 듣기도 전에 이미‘이런 곳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건 어떨까?’ 부러움반 놀라움반 기대로 궁금증이 더해갔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김춘호 총장의 인사말, SUNY KOREA 홍보팀의 학교 소개에 이어 마지막에 재학생 발표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예은양은 당차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하며 새내기답지 않은 노련함까지 곁들여 한국뉴욕주립대 생활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에서 듣는‘캄보디아’라는 말이 어찌나 반갑던지 더 애정을 갖고 예은양의 스토리에 집중했고 캄보디아에 돌아와 바로 서면 인터뷰로 깊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교 (FIT)에 재학중인 김예은양. 예은양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캄보디아의 국제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뉴욕FIT를 거쳐 한국뉴욕주립대에 입학한 인재다.
캄보디아 10년, 다양함 속에서 국제적 가치관을 적립할 수 있었던 시간
예은양은 초등학교 3학년 캄보디아에 처음 와서 약 10여년간 국제학교에서 글로벌 감각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한다.
그는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농구팀, Model United Nations, 봉사활동, 학생회, 댄스, 마케팅 인턴 등 여러가지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조금 더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성격이 만들어졌다. 이런 성장 배경은 여러가지 도전을 할 수 있는, 매일 같은 루틴(ROUTINE)이 아닌 다양한 일상을 가지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했고 곧, 자유분방함과 치밀한 계산이 공존하는 패션산업이라는 꿈으로 연결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인 2016년 뉴욕에 위치한 홈캠퍼스 뉴욕패션기술대학교(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FIT )에 일사천리로 입학했지만 뉴욕에서의 1학기를 마치고 자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작년 가을, 한국 뉴욕주립대와의 만남이 시작됐다.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교 FIT 에서 찾아가는 나의 꿈
한국을 떠난 10여년간 모국이지만 한국의 사회, 문화에 과연 적응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한국은 낯선 곳이 되었었다는 예은양이 한국행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 생활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사실 캄보디아에서 오랜 학창시절을 보낸 청소년 대다수는 대학진로를 결정할 때 ‘한국’이라는 옵션을 두고 ‘과연 내가 돌아가서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한국의 교육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국제학교, 로컬학교에서 자유분방하고 한국에 비해 느슨한 경쟁구도 속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경쟁의 정글’ 속으로 들어가기엔 누구나 두려움이 들기 마련일 것이다. 예은양도 마찬가지였다.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한국 교육 시스템이 무서웠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하지만 예은양은 이런 두려움을 타고난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부딪혔고 한국뉴욕주립대라면 외국 유학에 비해 더 많은 혜택과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최정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예은양의 SUNY행은 대만족이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한국과 미국의 밸런스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에서 살면서 미국 특유의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평상시 생활에서도 문화적인 밸런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저에게는 더욱 편했습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며 “한국뉴욕주립대에서의 제 경험은 긍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한인 학생들에게도, 특히 패션 쪽에 관심이 많다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며 적극 추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뉴욕 FIT와 한국 FIT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경험한 뉴욕과 한국의 FIT는 많이 달랐다. 홈캠퍼스인 뉴욕 FIT와 한국 FIT를 둘다 짧게나마 경험했는데 두 학교의 차이점은 어떤게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똑소리 나는 답변이 돌아왔다.
“뉴욕의 FIT는 정말 다양하고 개성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또한 학생들도 독립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죠. 뉴욕의 분주함이 담겨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느껴지고 그만큼 치열한 곳이기도 해요.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죠. 당연히 한국 FIT에 비해 사이즈가 훨씬 크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수업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어요”
“한국 FIT 는 이에 비해서 굉장히 가족 같은 분위기에요.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는 분위기이죠. 첫 학번이다 보니까 무언가를 같이 이끌어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또 한국문화와 미국 문화가 적절히 섞여 있어요. 이 점이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국제학교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아요. 그리고 학생 수가 아직은 적은 만큼 수업을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어요.”
끝으로, 캄보디아에서 대학 진로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예은양은 이렇게 조언한다.
“캄보디아에 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많이 느끼는 점이지만 대학진학을 생각할 때에는 무엇을 배우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배우는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꼭 대학의 순위나 ‘명성’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이 어디일까 한 번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캄보디아 국제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 그런 글로벌 커뮤니티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또 운 좋게 한국뉴욕주립대라는 곳에서 굉장히 비슷한 커뮤니티를 찾을 수 있었어요. 한국뉴욕주립대가 아직은 다소 생소한 곳일 수도 있지만 저 같은 국제학교 한인 학생들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지금 캄보디아에 있는 학생들도 진로를 생각할 때 자신을 위해 조금 더 폭 넓게 생각하고 찾아보길 바래요.”/글 정인솔, 사진 한국뉴욕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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