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변화를 주는 글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가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대통령 비서실 연설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8년간 지내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글로 표현했던 작가이다.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의 삶 속에서 글쓰기 치유의 힘과 중요성을 어필하고, 글쓰기를 통한 성숙한 삶을 강조하는 등 재치 있는 이야기로 청중의 주목을 집중시키는 강연을 펼치며 뉴질랜드 동포들과 함께 했다.
아름다운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동포들을 만나게 되어서 상당히 기쁘다. 재작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 패키지여행을 했는데, 참 살고 싶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특히 아내가 어찌나 마음에 들어 하든지 언젠가 이곳에 아주 오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이 두번째 뉴질랜드 방문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보면서 한마디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28년 동안 글 쓰는 일을 하면서 밥 먹고 살았다. 그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연설을 8년간 썼고, 기업에서도 대우 김우중 회장 등의 글을 썼다. 5년 전에 출판사로 일자리를 옮기면서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을 썼다. 지금은 강연과 기고를 하며 살고 있다. 청와대는 김우중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할 당시에 그분의 연설문을 썼던 것이 인연이 됐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 연설을 쓰던 행정관이 자리를 비우게 되어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하게 된 것 역시 김대중 대통령 연설을 썼다는 것이 배경이 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됐다.
대통령의 생각을 읽는 일이 가장 어려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항상 시간과 싸우는 직책이다. 연설 비서관의 역활도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대통령의 시간을 가능한 만큼 줄여 주기 위한 자리이다. 가장 먼저 대통령이 연설할 메시지를 미리 정리하여 연설문 형태로 초고를 쓰는 작업을 한다. 대통령은 이 초고를 최종본에 전혀 참고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 초고가 최종본이 되는 경우는 절대 없다. 모셨던 두 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말하는 연설을 남이 써준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대통령의 생각을 읽는 일이었다. 다음으로는 대통령의 꾸중을 듣는 일이었다. 대통령 생각을 읽기 위해 대통령의 말을 빼놓지 않고 들으려 했고, 꾸중 듣는 일에 의연하기 위해 마음의 맷집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대통령에게 혼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라고 자기암시를 하며 일을 했던 것 같다. 청화대에서 근무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는데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일이다. 평양으로 육로를 이용해서 차를 타고 갔기 때문에 과민성 대장증세가 도질 까봐 며칠간 밥을 먹지 않고 떠나는 날은 관장까지 했다. 평양에 가서 머무른 이틀 동안도 먹지 못하고 많이 긴장하면서 근무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의 글쓰기> 베스트 셀러, 많은 사랑받아
7년 동안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면서 느낀 점과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저술했다. 두 전직 대통령과의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담았다. 두 분 대통령은 글쓰기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가이다. 그래서 그분들께 내가 배운 것을 옮겨 놓아 일반인들이 많은 걸 배우며 사랑해준 것 같다. <대통령의 글쓰기>에 노무현 대통령과의 마지막 만남을 쓴 글이 있다. 글을 잘 썼다기 보다 그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에 절절하게 썼던 것 같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되었다. 책이 베스트 셀러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에 대해, 아직 그분들을 못 떠나보낸 분들이 책을 통해서라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그러한 관심을 책을 통해서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많은 경험이 글쓰기 훈련
글을 쓰는 재주는 누구나 찾지 못했을 뿐 재주는 모두에게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어머니날’ 글짓기 대회에서 내 글을 교장선생님이 전교생 앞에서 읽어준 적이 있는데, 그 다음부터 어렴풋이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런 계기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시도를 자주 해야 한다. 또한 사전을 가까이 두고 어휘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권한다. 본인은 온라인 국어사전을 늘 열어놓고 글을 쓴다. 일반인들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 한다. 문장력을 키우고 싶으면 좋은 문장을 여러번 써보거나, 암기하면 누구나 갑자기 문장력이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는 책의 목차 보는 걸 즐겨해보자. 온라인 서점에서 책의 목차를 즐겨 보면 글의 구성을 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이 써보고, 스스로 고치는 것을 많이 해봐야 한다.
강연요청으로 바쁜 하루보내
요즘은 많은 단체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강연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말을 하는데 많이 익숙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글을 쓰는 것 보다 말을 하는 것이 조금 쉬운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엇이 더 어려운가 차이는 무엇을 더 많이 해봤느냐에 달려있다. 말은 좀 하겠는데 글쓰기가 어렵다면 그 분은 글을 많이 안 써본 것이다. 내가 요즘 말하기가 더 쉬운 이유는 글보다는 말을 훨씬 많이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나 말을 하는 것 역시 많이 생각하고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많이 익숙해질 것이다.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쓰기 싫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예측 불가하고 모호한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글쓰기야말로 정체를 알 수 없으며 정답이 없다. 어떻게 끝날지 모르며 모호한 대상이다. 여기에다 못 썼다는 소릴 들을까 봐 또 불안하다. 그러면 일단 피하고 본다. 글쓰기 자신감을 높이는 방법은 내 글에 호의적인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누구든 좋다. 내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그 한 사람이 필요하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정 과장이란 분이 있었다. 늘 ‘잘 썼다’고 칭찬했다. 나 스스로를 잘 쓰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두번째는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작가는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라고 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일 일정 분량을 쓰는 것이 자신감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자신에 대한 긍정성, 즉 자신감은 성실에서 나온다. 내가 열심이면 나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긍정적이다. 세번째는 글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찾는 것이다. 글을 잘 써서 이룰 수 있는 꿈은 많다. 작가가 되겠다는, 혹은 책을 쓰겠다는 간절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면 자신감은 절로 붙는다. 이런 목표를 갖고 쓰면 성공한다. 이런 성공이 모여 자신감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생각은 세상에서 하나뿐이다. 그것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도 자신이다. 내가 눈을 뜨면 있는 세상, 눈을 감으면 없는 세상이다. 본인 역시 이러한 생각을 하며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글,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