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참전용사들, 한인회와 노인복지센터 초청
▲ 올랜도 지역 한국전참전용사회(챕터 173)가 중앙플로리다 한인회와 올랜도노인복지센터와 함께 26일 오후 4시 케셀베리 소재 베테랑 클럽에서 미국 국가와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위클리) 최정희 기자 = 한국전 66주년을 맞아 올랜도 지역 한국전참전용사회(챕터 173)가 중앙플로리다 한인회와 노인복지센터 등 지역 한인 단체와 함께 한국전 기념식을 가졌다.
26일 오후 4시 케셀베리 소재 베테랑 클럽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20여명의 참전용사 및 가족과 더불어 소수의 한인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또 이흥규 전 한인회장, 한경희 한인회 사무총장 등 한인회 관계자, 올랜도노인복지센터 박석임 원장, 박대순 목사, 임원, 그리고 일반회원들이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은 중앙플로리다지역 미국인 한국전참전용사회가 한인들을 초청해 기념식과 만찬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해를 거듭할 수록 베테랑들과 한인 노인들의 안면이 깊어진데다 비교적 작은 규모로 행사가 치러진 탓에 기념식 분위기는 자유롭고 편안함이 넘쳤다.
챨스 '척' 트레버스 챕터 회장의 인삿말과 기도, 릭 스캇 주지사 기념사 대독 후 참석자들은 박경애 사모의 미국 국가와 애국가 선창과 함께 양국 국기에 대한 경애심을 표했다.
이후 참전용사회 단골 연사이자 작가이기도 한 빌 러셀씨는 연설을 통해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이 발발했다”며 한국전 3년동안 3-4만여명의 미군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또 러셀은 “이같은 미국인들의 희생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다”고 비교적 단순하고 짤막하게 작성해온 연설문을 읽어 내렸다.
러셀씨는 한국전 발발 당시 미 보병대에 소속돼 있었으나 1951년 6월부터 1953년 3월까지 백마고지를 비롯한 전쟁터에서 통신병으로 활약했다.
한국전 베테랑들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올랜도 챕터 역시 한인들의 눈에 익었던 용사들이 점점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다. 이에 박 원장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내년 6.25 행사는 한인사회에서 주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원장은 올해 메모리얼 데이에 샌포드시 연례 기념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올랜도 참전용사회를 도운 것을 비롯해 그동안크고 작은 공로로 공로패를 받았다.
이날 행사의 주요 순서 중 하나는 한경희 사무총장의 회고담이었다. 보통 베테랑 행사의 회고담이 참전 용사들의 직접 체험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뤄지는 데 반해 올해는 초등학교부터 역사 교육을 통해 한국전을 배운 전쟁 이후 세대가 회고를 맡은 셈이다.
한씨는 “전쟁 세대가 아니지만 학기마다 역사를 배울 정도로 유독 역사 시간이 많은 한국에서 자연 한국전을 알게 됐다”고 운은 뗀 뒤 “어렸을 때는 흑백 텔레비전에서 한 소년이 엄마의 시신 위에서 울고 있는 모습, 젊은 병사들의 시체들의 모습을 보고 슬픔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과 같은 기념식을 통해 미국인들의 형제애를 항상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식순과 만찬이 끝난 후 성조기와 태극기로 장식된 케이크 앞에서 양국 참전용사들은 일제히 엄지를 치켜 세우며 동료의식과 일체감을 다졌고, 함께 케이크를 자르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지역 원로 박대순 목사가 하모니카로 미국 포크송을 연주하며 좌중의 흥을 돋자, 한 참전 노병이 나와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아리동 아리동' 하는 노래를 종종 들었는 데 이 노래가 무엇이냐"고 묻자 한인들은 웃으면서 아리랑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날 기념식 식사는 양측이 준비한 볶음밥, 김치, 콜슬로, 치킨 등으로 이뤄졌다. 일부 참전 용사들이 남은 김치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가는 모습은 이들의 한국과의 깊은 인연을 나타내 주었다.
▲ 올랜도 지역 한국전참전용사회(챕터 173)가 중앙플로리다 한인회와 올랜도노인복지센터와 함께 26일 오후 4시 케셀베리 소재 베테랑 클럽에서 양국 참전용사들이 기념 케이크 앞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며 동료의식을 다지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