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음악감독 곡받아 20년만에 불러
뉴욕=뉴스로 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어느덧 그녀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눈부신 조명(照明)도, 수많은 청중(聽衆)도 없었다. 그러나 어떤 무대보다 떨리고 감사한 자리였다.
미주 최초의 불교팝페라 가수가 등장했다. 김명온.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그녀는 화사한 봄처녀처럼 생기발랄했다. 20년만에 다시 부르는 노래, 그것도 불교 팝페라의 특별한 장르를 연 것이었다.
지난달 플러싱 대관음사에서 ‘불교팝페라’를 처음 선보인 김명온 씨는 지난 7일 뉴욕원각사 큰법당에서 두 번째 발표를 했고 18일엔 대동연회장에서 짧지만 의미있는 팝페라 공연을 펼쳤다.
알려진대로 팝페라는 팝과 오페라의 합성어다. 아직은 흔치 않은 장르인데다 불교팝페라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김명온 씨가 대중앞에 나서기전까지는 오랜 ‘휴지기(休止期)’가 필요했다. 그러나 뉴욕에 온 이래 한 사찰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불교음악전문가인 이진구 음악감독을 우연히 만나면서 한동안 잊었던 성악의 열정을 다시금 태울 수 있게 되었다.
김명온 씨는 “모든건 인연(因緣)에서 온것 같아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랫동안 성악을 하지 못했는데 이진구 거사님 만나고, 다시 노래를 하게 되었어요. 이게 다 부처님 법이고 인연법인가봐요. 항상 감사할뿐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출신인 김명온씨는 부산 MBC 어린이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어려서부터 노래에 재능을 보였다. 경성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87년부터 94년까지 부산 시립합창단원으로도 활약했다. 그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음악을 하지 못하다 2007년 재미동포인 이창우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고 2009년 뉴욕에 오게 되었다.
2011년 1월 불의의 사고로 큰딸을 잃은 49제를 뉴저지 원적사에서 지낸 것을 계기로 신행생활을 하게 되었다. “남편도 저도 불자지만 절에 열심히 다니지는 못했어요. 원적사를 다니다 이진구 거사를 알게 되었고 합창단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실력을 알아본 이진구 음악감독이 다시 성악가로 활동할 것을 권유했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무던히도 바랬다. 뉴욕에서 불교 뮤지컬을 준비하는 이진구 감독이 창단한 ‘무소의 뿔’에서 부단장을 맡게 되었고 남편 이창우씨도 사무장을 자원하며 힘을 보탰다.
무소의 뿔이 올해 특별기획으로 출시한 김명온씨의 찬불가 앨범은 미주한인사회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실린 다섯 곡 모두 이진구 감독의 창작곡이다. 타이틀곡 ‘살아있는 모든 것 행복하라’를 비롯, ‘햇살에 비추어’ ‘낮은 목소리’ ‘내마음의 부처’ 등 네곡은 이진구 감독의 아내인 송연경씨가 작사를 했고 ‘딸에게’는 김명온씨가 가슴속에 묻은 딸(이수연)을 그리며 직접 노랫말을 썼다.
김명온씨는 “다시 무대에 서기가 두려웠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격려해준 이진구 감독님과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성원이 큰 힘이 되었어요. 모든 분들이 부처님 가피(加被) 아래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진구 음악감독(왼쪽부터), 김명온씨, 작사가 송연경씨. 이창우씨가 앨범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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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뉴욕원각사 불교팝페라 공연 (2016.8.9.)
김명온 성악가 4곡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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