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모에게 “납치했다” 허위전화 송금사기
뉴스로=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최근 맨해튼 소재 대학교에 유학중인 한인 유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은 27일 유학생 가족을 상대로 한 납치를 했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보이스 피싱이 기승(氣勝)을 부리고 있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맨해튼 소재 미술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둔 박 모(서울 거주)씨는 지난 23일 “딸을 납치했으니 현금을 지정된 계좌에 송금하라”는 협박(脅迫) 전화를 받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박씨는 자신의 딸과 카톡과 보이스톡으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자 국내 경찰(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외교부 영사콜센타를 경유해 이날 뉴욕총영사관 당직전화로 사건을 알려왔다.
총영사관은 이 대학 한인학생회 페이스북에 피해학생 연락처를 문의하고 한인 학생을 통해 확인한 피해학생이 다니는 교회와 기숙사 등에 연락을 하였으나 새벽시간이어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에 일단 미국 경찰(911)에 연락해 사건을 접수하고 이후 박씨로부터 학교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딸과 카톡으로 연락이 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또다른 사례로 배모 씨는 맨해튼 소재 명문대에 재학중인 딸이 뉴욕 새벽시간 서울로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엄마! 무서워!” 라고 비명을 외치고, 이어 거친 목소리의 남성이 딸을 납치하고 있으니 당장 2만불을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배씨는 딸이 연락이 되지 않자 납치가 됐다고 판단, 이들이 지정한 계좌로 95만원씩 송금하다가 5번째부터 송금정지가 되자 다른 계좌를 알려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뒤늦게 경찰에 신고후 딸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뉴욕총영사관은 “미국과 한국의 시차를 이용하여 한국에서 미국에 확인 전화를 해도 대부분 취침 중인 자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가 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유학중인 자녀들의 연락처는 물론 친구 등의 연락처도 사전에 확보해두라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엔 자녀들과 카톡이나 보이스톡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유사시를 대비해 전화번호를 반드시 메모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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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은 무엇?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은 범행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고, 송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 음성통화(voice) 즉 전화를 통해 피싱을 한다는 뜻이다.
전화사기범들은 주로 가족이 납치를 당한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 또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법원, 우체국, 경찰, 은행 등을 사칭해 세금 환급, 신용카드 대금 연체, 은행예금 인출(“00은행의 현금카드에서 돈이 인출되었습니다”), 우편물 미수령, 법원 출석 요구, 연금 환급 등의 허위사실을 녹음된 ARS로 전송해 송금을 유도하거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수집한다.
전화사기범 일당은 하는 일이 분담해 조직적으로 운영한다. 2007년 8월 30일 국가정보원이 검거한 전화사기단의 경우 각각 콜센터 운영(중화인민공화국), 현금송금(대한민국), 대포통장 개설(대한민국) 등으로 치밀하게 역할이 분담되어 있었으며, 국적도 중국 대만 한국 등으로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가 걸려올 경우, 당황해서 요구에 응하거나 개인 정보를 주기 쉽다면서 특히 돈을 보내라는 것은 100% 사기이니 당황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