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고임금 전문인 우대, 국산품 구매 요하는 내용도 포함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단기취업 비자(H-1B)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내렸다.
18일 나온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H-1B 비자 발급 요건과 단속 규정을 강화해 고학력•고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를 우대하도록 했다. 비자 발급 대상을 ‘고임금 숙련자’로 좁혀 외국 인력의 미국 취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H1-B 비자의 기본 취지는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이 미국 내에서 부족할 경우 외국인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IT(정보통신) 기업이 H-1B 비자를 이용해 저임금 외국인을 미국으로 불러들여 훈련시킨 뒤 다시 외국으로 내보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등 남용해왔다. 근래들어 H-1B 비자 경쟁률이 급증한 것은 이들 기업의 영향이 크다.
현재 연간 H-1B 비자 배정분은 학사용 6만5000개와 석사 이상 고학력자에 2만 개 등 총 8만5000개이지만, 해마다 신청자가 폭증하면서 이민국은 컴퓨터 추첨을 통해 심사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3~2014회계연도 신청자는 12만4000명이었으나, 이듬해에는 17만2500명으로 늘었고, 2015~2016회계연도에는 23만3000명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역시 23만6000명이 비자를 신청했다.
올해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접수된 2018회계연도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서가 약 19만9000개로 잠정 집계됐다.
추첨은 우선 석사용 신청서를 대상으로 1차 추첨을 해 할당량 2만개를 가린다. 이후 추첨에서 탈락한 석사용 신청서들을 학사용 신청서에 포함시켜 2차 추첨을 통해 학사용 쿼타 6만5000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전문직 비자 강화 외에도 연방정부가 물품을 조달하거나 관급 공사를 할 때 국산품을 구매하게 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