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체 및 법정 투쟁 격렬한 반발 예상돼 난관 예고 … 히스패닉계외 카톨릭계 ‘배신자’로 규정 후원 안해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보트(Greg Abbott)가 지난 7일 페이스북 실시간 동영상으로 ‘성역도시(Sanctuary) 금지법안(SB 4)’에 전격 서명한데 대한 여파가 텍사스를 강타하고 있다. 성역도시 금지법으로 인해 텍사스 경찰은 평상적인 순찰 중에도 미국 체류 신분에 대해 물어볼 수 있으며 연방 이민 단속반에 협조하지 않는 경찰 등의 공무원들은 그 직위를 잃을 수도 있게 된다.
애보트 주지사의 서명에 대해 2010년 아리조나에서 시행된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 제재 이후 이민자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안이라고 반대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아리조나의 불체자 단속법 시행은 당시 “체류신분증 봅시다”는 이름으로 유명했다. 이 법에 대해서 아리조나에서 대대적인 법적 투쟁이 발생한 것처럼 텍사스에서도 이런 거센 반발이 법정 투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들이 포함된 텍사스의 주요 경찰국장들은 이 성역도시 금지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신호 위반자에게 체류 신분을 확인하는 경찰의 임무에 대해서 반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이에 순응하지 않는 경찰이나 쉐리프 등에 대해 직위 해제는 물론 수감까지 할 수 있다는데 대한 반발은 적지 않은 상태.
애보트 주지사의 기습 서명은 민주당 텍사스 의원들에게도 일격을 가한 모양새다. 특히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지난 주 주 의사당에서 체포되는 등 상황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애보트 주지사가 기습적인 ‘선방’을 날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주지사의 서명은 예고없이 이뤄졌다.
결국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 의회로 하여금 민주당이나 이민자 권익단체들의 반대에 굴하지말고 이 법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선봉장’ 역할을 자임했다는 평이다.
애보트 주지사가 서명한 성역도시 금지법은 오는 9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때까지 소수계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법정 투쟁과 향후 투표를 통해서 강력하게 반대 운동을 전개한다고 공표한 상태다.
공화당이 통과시킨 이 법안들이 의도적인 인종차별적인 면이 있다는 판결을 최근 연방 법정이 세번이나 내린 뒤여서 텍사스의 금지법안 서명은 더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와 아리조나의 이민자 규제법안은 약간의 차이는 있다. 아리조나의 경우 경찰들이 일반적인 교통 단속시에 체류 신분을 확인하도록 의무화한 반면, 텍사스는 경찰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의무화하진 않는다. 단 체포된 상태가 아닌 경우에도 체류 신분에 대해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이 갖게 해줬다.
이 법안 시행에 반대하는 경찰이나 쉐리프 등의 수사요원들은 형사상 기소가 가능하고 또 거역하는 하루마다 최고 25,000달러의 벌금형이 처해질 수 있어서 공권력에 대한 강제성이 심한 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텍사스는 ‘성역도시’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도시는 한 군데도 없는 상태다.
2개 그룹들 배신한 행동= 애보트 주지사의 성역도시 금지법안 승인 서명은 그를 지지하던 2개 그룹을 배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히스패닉 지지자들과 카톨릭 지지자 그룹이 그들이다.
지난 2014년 주지사 선거 캠페인에서 애보트 후보는 텍사스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선거 광고를 한 바 있다. 히스패닉계 장모인 메리 루시 팔렌(Mary Lucy Phalen)이 영어와 스패니쉬 2개어로 말하는 광고였는데, 그녀는 히스패닉들이 좋아하는 2개 덕목인 ‘믿음과 가족’을 거론했다. 덕분에 애보트는 라틴 유권자표 40% 이상을 받고 주지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선거 광고 영상을 보고 그를 지지했던 히스패닉은 이번 페이스북 서명 동영상을 접한 뒤 “이는 마치 이민자 가족들을 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민자 커뮤니티를 경멸한 것이다”는 격한 반응을 보인다.
라티노들과 카톨릭의 2개 그룹은 내년에 애보트가 주지사 재선에 나올 경우 반대 표를 찍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애보트 주지사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 실망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라티노 차세대들이 이를 인지하고서 다음번 선거에서는 정직한 인물을 뽑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카톨릭 측에서도 이미 성역도시 금지법안에 대해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몇주 전에 표명한 상태였다. 텍사스 카톨릭 주교들과 인권단체들이 지난 5일(금) 애보트 주지사에게 이 법안에 대해 거부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애보트가 기습 서명을 한 것은 카톨릭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비쳐진 셈이다.
8일(월) 텍사스 전역에서 200여명의 종교 지도자들이 이 법안에 반대하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애보트 주지사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불법체류자들이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잊지말아야 한다고 대응했다. 이 법안 옹호자들은 텍사스 거리에서 범죄 이민자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재안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사=준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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