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추모 전시 이벤트, 학교 측 장소 옮겨 ‘논란’ … 그레그 애보트 주지사도 가세
▲ ‘자유를 위한 젊은 미국인’(Young Americans for Freedom) SMU지부 학생들이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캠퍼스 내 ‘달라스 홀’(Dallas Hall) 잔디밭에 3,000개의 성조기를 꼽아 전시하는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학교 측이 이벤트 장소를 다른 곳으로 지정해 ‘표현의 자유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로 16주기를 맞는 ‘9·11 테러’ 추모 이벤트를 두고 남감리대학(이하 SMU)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행정부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자유를 위한 젊은 미국인’(Young Americans for Freedom) SMU지부 학생들은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캠퍼스 내 ‘달라스 홀’(Dallas Hall) 잔디밭에 3,000개의 성조기를 꼽아 전시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달라스 홀’ 잔디밭은 2010년부터 ‘9·11 테러’ 추모비가 들어선 곳으로, 전통적으로 이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상징적인 곳이다. 문제는 대학 측이 지난달 정책을 바꿔 ‘달라스 홀’ 잔디밭에서 어떠한 전시회도 열지 못하게 한 데서 발단됐다. 학교 측은 모든 전시회를 ‘모리슨-메기니스 공원’(Morrison-McGinnis Park)에서 열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모리슨-메기니스 공원’은 캠퍼스 내에서는 ‘모맥 파크’(MoMac Park)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학생들은 이 같은 정책 변화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역차별’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이 같은 입장은 학교 측이 지난달 발표한 공지문의 일부 표현에 근거한다. SMU는 ‘달라스 홀’ 잔디밭에 전시물을 금지한 배경에 대해 “(우리) 대학은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들이 도발적이거나, 해롭거나, 괴롭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피할 권리는 존중한다”고 밝혔다. 즉, 애국심의 표현이 일부 커뮤니티 일원들에게 불쾌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이 그들의 눈치를 보며 ‘역차별’을 한다는 게 학생들의 입장인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그레그 애보트(Gregg Abbott) 텍사스 주지사까지 가세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R. 제랄드 터너(R. Gerald Turner) SMU 총장에게 서안을 보내 ‘9·11 테러’ 추모 전시회를 ‘달라스 홀’ 잔디밭에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성조기를 전시하는 행위는 정치적인 것도, 정파적인 것도, 논란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성조기를 전시하는 것은 화합된 국가에 관한 것으로, 성조기가 캠퍼스의 심장부에서 전시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각각의 성조기는 9·11 테러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그 유가족의 영혼을 상징하고, 굽히지 않는 의지로 하나가 된 미국인들의 희망을 상징한다”며 “성조기 전시회가 캠퍼스 먼 구석에서 열리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터너 총장은 학교 측의 입장을 대변했다. 터너 총장은 애보트 주지사에게 보낸 답변 서안에서 “새로 정한 장소는 캠퍼스 구석에 있는 곳이 아니라, 그야말로 캠퍼스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다”며 “모리슨-메기니스 공원는 달라스 홀 잔디밭보다 성조기를 전시하는 데 더 적합한 곳”이라고 반응했다. 터너 총장은 전시회 장소를 ‘모맥 파크’로 옮기기로 결정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달라스 홀’ 잔디밭에서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이 모여 이벤트, 수업, 그 외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모맥 파크’가 가장 붐비는 도로인 비숍 블러바드(Bishop Boulevard) 선상, 캠퍼스 중앙에 위치해 있어 규모나 접근성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이 정책 변경 공지문의 표현을 문제 삼자 학교 측은 지난 1일(화) 정책 변경 공지문에 포함된 “돌발적이거나, 해롭거나, 괴롭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피할 권리”라는 문구를 교체했다. 학교 측은 “캠퍼스 전시물과 관련된 새 규정의 일부 표현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 표현은 적절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를 위한 젊은 미국인’ SMU지부의 그랜트 울프(Grant Wolf) 회장은 애보트 주지사가 편을 들어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울프 회장은 “이 문제에 주지사가 직접 개입해 의견을 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MU 홍보실의 켄트 베스트(Kent Best) 수석국장은 “공지문의 일부 표현을 학교의 공식 정책과 일치하도록 수정했다”며 “SMU는 캠퍼스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터너 총장은 성조기 전시 이벤트가 ‘9·11 테러’를 추모하는 대학 측의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밝히고 “SMU는 시민 참여 및 표현의 자유가 실현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캠퍼스 전시회 규정을 되돌리지 않는 한, ‘9·11 테러’ 추모 성조기 전시 이벤트는 ‘모리슨-메기니스 공원’에 열린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