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에디슨 SYK 커뮤니티센터 공연 화제
에디슨(美뉴저지주)=민지영기자 newsrohny@gmail.com
‘트로트여왕’ 주현미가 미국 뉴저지의 작은 타운에서 뜻깊은 공연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뒤를 이어 지난 30년간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낸 주현미는 국내외에서 여전히 왕성한 공연을 펼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디녀쇼 티켓은 상당한 고가(高價)이지만 언제나 매진 사례를 이룬다.
그녀의 이번 공연은 상당히 특별했다. 과거 뉴욕 뉴저지에서 공연은 사전에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되고 대형무대에서 많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반면 이번 공연은 특별히 홍보도 안했고 작은 타운의 커뮤니티 센터에서 연이틀 500명의 소박한(?) 관객 앞에서 했기 때문이다.
15일과 16일 주현미 공연이 열린 중부 뉴저지 에디슨의 ‘SYK 한미커뮤니티센터(SYKKACF)’는 한인 사업가 린다 강(53) 씨가 자비 300만달러를 투자해 지난 2013년 완공한 곳이다. 한인타운이 있는 뉴욕과 뉴저지는 커뮤니티 센터들이 하나씩 있지만 중부 뉴저지는 상대적으로 한인들에겐 열악한 환경이다.
그런 곳에서 개인 돈으로 멋진 회관을 세워 매일 한글교육, 요리교실, 꽃꽂이, 그림그리기, 어린이 공작교실, 라인댄스, 볼륨댄스, 컴퓨터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노인들의 점심식사와 의사들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무료다. 놀라운 것은 회관 운영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강사들 모두가 100% 자원봉사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회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운영비용 50만 달러는 린다 강 회장이 고스란히 부담한다.
정부 그랜트나 단체의 후원금도 없이 개인의 힘으로 완공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SYK는 강회장의 아버지 고 강성용선생의 이니셜이다. 강 회장의 아버지는 1975년 40대 중반의 나이에 3남매를 데리고 이민와서 공장일을 하며 힘들게 키웠다.
린다 강 회장은 연 매출 800만 달러의 의료비용 청구전문 회사 ‘R앤C 빌링’ 대표로 있고 유니온 수술센터도 운영하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격려로 오늘이 있었다”는 그녀는 10년간 병석에 누워있다 2001년 타계한 아버지가 생전에 “이곳에도 노인회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되뇌던 것을 잊지 않았다.
SYK 한미커뮤니티센터는 온전히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지은 셈이다. 이번 공연은 커뮤니티 센터가 정식 개원하고 3주년을 맞는 축하 잔치이기도 했다. 강회장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한 가수였던 주현미의 섭외는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이었다.
한국 방문길에 지인을 통해 KBS방송국에서 주현미를 만난 강회장은 커뮤니티 센터의 취지를 설명하고 2017년 3주년 파티에 와줄 것을 요청했다. 주현미 역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갖고 있던 터라 흔쾌히 승낙을 했다.
뉴저지에 오기 이틀전 주현미는 카자흐스탄 고려인 정주 8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했다. 힘겨운 일정이었지만 강회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날 도착해 이틀간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사실 SYK 커뮤니티센터는 전문 공연장도 아니고 주현미같은 특급가수가 서기엔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회관으로는 나무랄데 없지만 사회자도, 조명도 없고, 음향도 악조건이었다.
회관의 수용인원 때문에 소규모 관객 앞에서 두차례 공연한 것도 그녀에겐 보기드문 일이었다. 첫날 공연은 강회장이 열다섯살 때 첫 아르바이트를 한 맨해튼의 델리가게 주인 등 특별한 인연의 지인들과 가족, 친지, 친구들을 초청됐고 이틀째 공연엔 커뮤니티센터에 나오는 노인들을 무료 초청했다.
첫날 무대에서 주현미는 “린다 강회장이 오늘과 내일 공연에 전원 무료 초청했다는 말에 놀랐다. 여러분은 정말 복받으신 분들 같다”며 농섞인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한인사회를 위한 강회장의 노력에 감명 받았다. 다음에도 초청해준다면 무조건 달려오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주현미는 이날 ‘이태원 밤블루스’와 ‘또만났네’ ‘추억으로 가는 열차’ ‘울면서 후회하네’ ‘짝사랑’ ‘신사동 그사람’ ‘비내리는 영동교’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중국계 관객들을 위해 ‘첨밀밀(甛蜜蜜)’ 등 중국 노래도 섞었고 중국어로 대화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중간중간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들으며 뜨겁게 호응했다.
뉴욕 플러싱에서 온 오설회씨는 “한국의 트로트를 대표하는 가수가 뉴저지까지 날아와 작은 무대에서도 최선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에디슨에 거주하는 서영민 교수(라과디아 커뮤니티칼리지)는 “한인사회를 위해 진정한 봉사를 하는 린다 강 회장도 훌륭하고 주현미씨도 정말 멋진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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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SYK 한미커뮤니티센터, 린다강대표 선친 유지
린다 강 대표는 1975년 10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중부 뉴저지 에디슨에서 성장했다. 럿거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녀는 의료비용 청구 전문회사(R&C 빌링)와 부동산 투자회사를 세우고 에디슨과 유니온에서 수술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의 유지를 잇기 위해 강 대표는 남편과 상의 끝에 2011년 2에이커의 부지에 건평 1만스퀘어피트 건물을 122만 달러에 매입한 후 2년간 180만 달러를 투자해 커뮤니티센터를 완공했다.
커뮤니티센터는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과 5~12명을 수용할 수 있는 4개의 회의실을 갖추고 부대시설로 도서관, 카페테리아, 어린이 놀이방, 재활용센터와 환자 진료실 등이 있다.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 노인들은 무료로 주 5일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고 매주 수요일에는 저녁식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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