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물리학자, ‘북핵 신고 요구가 큰 실수인 이유’ 기고
(뉴욕=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의 저명한 핵물리학자가 “(미국이) 북에게 완전한 핵 목록을 요구하는 것은 막다른 길, 즉 북한 체제의 전복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북에게 완전한 핵 목록 제출을 압박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지난 달 28일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에 올린 ‘북한의 핵 신고를 먼저 요구하는 것이 큰 실수인 이유’(Why Insisting on a North Korean Nuclear Declaration Up Front is a Big Mistake)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완전한 신고란 북에게 항복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김 위원장은 항복하지 않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헤커 박사의 주장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완전한 북핵 목록 신고는 ‘필연적으로 미국의 군사 기획자들에게 표적 목록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핵 프로그램을 불가피하게 봉쇄시키고 어쩌면 그의 체제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 점이다.
이는 미국 내의 북핵 관련자들 사이에 완전한 북핵 리스트 요구와 관련하여 동상이몽과 무서운 흉계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어서 북의 반발과 북미 협상의 교착상태의 이면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헤커 박사는 ‘북은 핵실험실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하여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 실험 종료를 선언하는 등 미국에 대한 북의 위협을 줄이는 두 가지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중요한 전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만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한다면 영변 핵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말한 점을 상기 시켰다.
결국 해커 박사의 이 같은 지적은 북이 비핵화를 위한 행동들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비해 미국은 북의 완전한 북핵 목록 제출을 주장하는 등 여전히 최대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또한 해커 박사는 ‘남북한은 공통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앞으로의 길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지만 미국은 최악의 환경’이라고 미국 측의 성실하지 못함을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협상팀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대의 압박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관계 개선과 제재는 양립할 수 없다”는 북한 외무상의 지적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해커 박사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 보유가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며, 이 걸림돌이 핵무기가 가져다 줄 혜택을 능가한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며 미국과 한국은 이러한 잠재적 변화를 억제하기 보다는 장려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스프로 번역팀 이하로 기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