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그룹, 9억5천만 달러 채권발행권 확보… 올랜도 공항 및 디즈니월드 연결
▲ 마이애미와 올랜도 구간을 달리게 될 '버진 트레인'(브라이트 라인). 현재는 마이애미에서 웨트트 팜비치 간 구간이 운행되고 있다.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 올랜도 구간까지 연장될 계획이다. ⓒvirgin.com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2021년 말 전후에는 플로리다를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운전이 어려운 노년층이 마이애미와 올랜도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어느날부터는 탬파와 잭슨빌까지 기차로 여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버진 트레인사는 4일 마이애미에서 올랜도 공항과 디즈니월드까지 잇는 고속철 건설계획 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후로 탬파와 잭슨빌까지 플로리다 남북과 동북부를 잇는 대 프로젝트도 구상중에 있다.
지난 4일 <올랜도센티널> 등 일부 플로리다 매체들은 건설자금 조달과 승객확보 문제를 들어 '고속철 건설이 기로에 섰다'며 이미 건설중에 있는 고속철이 물건너 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자금 조달은 채권 발행을 통해 해결하고, 승객 문제는 올랜도 테마파크 관광객들로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계획대로 간다'는 최종 결론에 이르렀다.
플로리다 지역 일간지들이 4일 일제히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버진 그룹(Virgin Group)은 이날 올랜도까지 노선 확장을 실행할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버진 그룹은 올랜도 국제공항에서 월트디즈니월드를 연결할 노선 공사도 조만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마이애미와 올랜도 디즈니 테마 파크까지 연결하는 공사는 전체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진 그룹은 고속열차 서비스 이름도 브라이트라인에서 '버진 트레인(Virgin Trains)'으로 개명하고 앞으로 열차 브랜드를 바꿀 계획이다.
이날 발표는 버진 그룹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이 마이애미 센트럴역에서 첫 출발 하는 열차에 승차하기 전에 이뤄졌다. 마이애미 센트럴역도 앞으로 '버진 마이애미 센트럴'로 개명된다.
FDFC, 웨스트팜비치-올랜도 구간 9억5천만 달러 채권 발행권 승인
버진 그룹은 마이애미에서 올랜도까지 철도 건설하기 위해 최대 27억 달러의 채권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하고, 플로리다개발자금주식회사(Florida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 이하 FDFC)에 이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버진 그룹은 지난해 FDFC로부터 마이애미에서 웨스트팜비치까지 연결한는 고속철 건설을 위한 17억 5천만 달러의 채권 발행권을 확보했다. 이후로 웨스트팜비치에서 올랜도까지 노선을 확장하는데 드는 추가 채권발행권을 요청했다. FDFC는 버진 그룹의 발표가 있던 다음날인 5일 그룹이 신청한 9억5천만 달러의 비과세 채권 발행도 승인했다.
브랜슨은 추가 자금 조달에 대한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은 가운데 고속열차 노선과 디즈니월드 연결 노선 공사가 같은 기간에 이뤄질 것이라고만 전했다.
현재 마이애미 센트럴역에서 출발해 포트로더데일에서 정차한 뒤 웨스트팜비치까지 운영중인 버진 트레인은 승객수가 기대치를 밑돌아 적자 운영에 빠졌다. 이에 소음, 교통정체,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며 고속열차 노선 확장에 반대했던 지역 대표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올랜도까지 연결할 노선의 자금 조달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버진 그룹의 발표는 고속열차 구축 뿐 아니라 그동안 자동차와 상업 항공에 의해 빈사 상태에 빠진 여객 철도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예감을 주고 있다. 이는 고속열차의 청사진이 비단 공항과 디즈니 월드 등 뿐 아니라 탬파와 잭슨빌까지 잇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서 나온 것이다.
버진 트레인은 철도 노선을 크루즈항까지 연결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포트로더데일-할리우드 국제공항의 동쪽에 있는 역사에서 장래에 버진 그룹의 크루즈선이 출항할 포트마이애미까지 철로를 이어 공항에서 크루즈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브랜슨은 마이애미 플랜테이션 지역에 성인 전용 크루즈선 '버진 보이지스(Virgin Voyages)'본부를 출범시키고, 2020년부터 포트마이애미에서 출항하는 크루즈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 매스컴들은 운송 산업에 왕성한 의욕을 보여온 버진 그룹이 관광지 플로리다에서 여객철도 산업에서 같은 일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마이애미와 올랜도 구간을 달리게 될 '버진 트레인'(브라이트 라인). 현재는 마이애미에서 웨트트 팜비치 간 구간이 운행되고 있다.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 올랜도 구간까지 연장될 계획이다. ⓒvirgin.com |
"버진 트레인은 관광 지향적, 올랜도가 성공의 열쇠"
한편 오랫동안 I-95와 평행으로 마이애미와 웨스트팜비치 구간을 오가고 있는 통근 열차 '트라이 레일'은 버진 트레인과는 소유권이 다르다. 버진 트레인은 웨스트팜비치, 포트 로더데일, 마이애미에서 통근하는 통근자들을 대상으로 급행 서비스를 하는 반면, 트라이 레일은 완행 열차처럼 통근 거리가 짧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편이다.
사우스플로리다 도로공단의 스티븐 에이브람스 전무는 "버진 트레인은 관광 지향적이라 올랜도가 성공의 열쇠"라며 두 개의 노선이 서로 다른 시장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협력적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올랜도시 역시 버진 트레인의 잠재력을 가늠해 왔다. 올랜도는 현재 마이애미의 '트라이 레일'과 같은 개념인 '선레일' 통근 열차가 북쪽과 남쪽을 오가며 운행중이다. 따라서 버진 그룹 발표처럼 선레일 노선에서 남부 메도우 우드(Meadow Wood) 기차역을 교차점으로 올랜도국제공항과 디즈니월드로 갈라지는 쌍방향 노선을 뻗친다면, 관광객들은 올랜도 공항에서 디즈니월드와 마이애미를 열차로 갈 수 있게 된다.
마이애미시도 트라이 레일과 버진 트레인과의 협력을 통해 열차가 지역 국제공항과 다운타운을 이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