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통과 가능성은 희박, 백악관도 거부 의사
▲ 연방 하원이 이민자 청년들을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향후 전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2008년 5월 중앙플로리다 히스패닉 젊은이들이 올랜도 콜로니얼 선상에 위치한 공원에 모여 반이민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연방 하원이 이른바 ‘드리머(dreamers)’라 불리는 이민자 청년들을 보호하는 법안을 4일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찬성 237대 반대 187로 통과됐는데, 공화당 쪽에서는 7명만 법안에 찬성했다.
‘드리머’는 어릴 때 부모와 함께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서 사는 청년들을 말한다. 현재 미국 안에는 약 200만 명의 드리머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법안 토론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드리머들이 자신이 미국에서 태어난 지도 몰랐고, 운전면허증 발급이나 공립대학교의 내국인 학비 적용이 거절된 뒤에야 자신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불법체류 청년들은 오마바 대통령 시절인 2012년에 도입된 다카(DACA) 제도에 의해 한시적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에 다카를 없애겠다고 선언하고 연방 의회에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다카 대체나 존치 문제를 두고 민주 공화 두 당 사이에 생각이 크게 달라서 아직도 진전이 없다.
이번에 하원을 통과한 드리머 법안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청소년들을 추방하지 않고 미국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뿐 아니라 임시보호신분(TPS)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보호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TPS는 전쟁이나 지진 등 재난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나라 사람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로 받아들이는 제도로, 미국 내 수혜자가 46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TPS 수혜 대상을 속속 축소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조처 역시 소송으로 시행이 정지된 상황이다.
이제 문제는 4일 통과된 이 법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꿈과 약속’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해당 법안이 불법 이민을 조장할 것이라면서, 드리머 구제는 다른 이민 개혁 방안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성명이 언급한 다른 이민 개혁 방안이란 망명 신청 강화, 국경장벽 건설, 가족이민이 아닌 능력 위주 이민제도 강화 등이다.
한편 지난 5월 남부 국경을 넘다 체포된 사람이 13만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는 지난 2006년 3월 이래 최고치로 알려졌다. 연방 정부는 혼자 국경을 넘다 잡혀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여가 프로그램에 대한 중단 선언으로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