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10년간 사망자 47명, 2위 텍사스보다 2배 이상 많아
▲ 플로리다는 전국에서 낙뢰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주로 알려져 있어 '라이트닝 스테이트'로 불린다. <위키피디아 퍼블릭 도메인> |
플로리다 사례는 6월 초에 센트럴플로리다 볼루시아 카운티에서 발생했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95번 주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헬멧에 벼락을 맞아 사망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에서 낙뢰 사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7월이다. 미국 국립기상청의 2009-2018년 자료에서 7월은 낙뢰 사망자가 9명으로 보통 달에 비해 가장 많이 나왔다. 7월 이어 두번째로 높은 시기인 6월과 8월은 각각 평균 5명씩 집계됐다.
2008-2017년까지 10년치 자료에서 총 사망자는 272명이며, 이중 플로리다는 47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 텍사스주(사망자 20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더구나 텍사스 면적은 플로리다에 비해 4배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플로리다의 낙뢰 사망 위험성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1평방 마일당 번개가 가장 많이 치는 곳이다.
벼락은 인명 피해만 내는 것이 아니다. 지난 5월에 팜비치 카운티의 '라이온 컨트리 사파리'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기린 두 마리가 벼락에 맞아 즉사했다고 밝혔다.
벼락은 화재도 불러 일으킨다. 올랜도를 포함한 오렌지 카운티에서만 지난달에 낙뢰로 인해 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1건은 주택 다락방을 태웠지만, 다른 2건은 아파트 15동과 마약 재활센터 20동에 피해를 입혔다.
여름철 오후 시간대 야외활동 조심해야
플로리다 중부에 위치한 올랜도와 탬파베이를 잇는 국도 4(I-4) 지역은 유달리 번개가 많이 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탬파 베이는 6월 한 달 동안 집계된 번개수가 5만개에 달한 적도 있다. 프로 아이스하키 팀 이름이 ‘라이트닝’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미기상청(NWS)은 플로리다 반도는 번개 발생의 최적지라고 지적한다. 서해와 동해의 상이한 바람이 중부에서 충돌해 폭풍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번개 현상이 잦을 수 밖에 없다는 것.
한편 플로리다에서 낙뢰는 주민들의 일상에서 야외 활동 시간대인 오후에 주로 내리친다. 이에 낙뢰 사망자 절반은 말타기, 캠핑, 보트놀이, 자전거 하이킹, 낚시 등 야외 취미활동 중에 발생했고,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많다.
낙뢰 사고는 골프채를 휘두르다 발생하고, 호수에서 낚시하다 날벼락을 맞을 수 있으며, 비를 피해 나무나 정자 밑에 있다 변을 당하기도 한다.
낙뢰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으로 공기 상층과 하층 사이의 온도 차가 클 때 발생한다. 낙뢰는 주로 상층에 한기가 머물러 있으면서 대기 상하층에 심한 온도 차가 나고 하층 공기가 가열돼 갑작스러운 상승기류가 형성되면서 일어난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 조짐이 있을 경우 실내에 머물고, 실외에 있는 상황에서 낙뢰가 칠 때는 몸을 낮추고 가까이 있는 건물이나 자동차 등 안전한 곳에 피신해야 한다.
낙뢰는 주위의 가장 높은 물체에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야외에서 폭풍을 만났을 경우 높은 나무 밑이나 탑, 전봇대, 그리고 전깃줄, 금속줄, 울타리 등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체 가까이 있으면 안된다. 사람 간의 간격도 약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우산, 골프채처럼 끝이 뾰족하고 길다란 물체는 지니지 않는 것이 좋다. 믈에 젖은 바위도 전도체가 되어 전류가 흐르므로 바위 옆에 숨는 것도 위험하다. 골프장처럼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혼자 있을 경우 몸을 최대한 낮추고 지형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섣부른 이동 보다는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는 젖은 땅과 몸이 닿는 면적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다리를 모은채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손은 귀를 덮고, 머리를 가능한 땅에 가깝게 웅크려 앉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