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 증가 추세보다 가파른 상승, 자외선이 주요 원인
▲ 햇빛이 강한 플로리다주에서 피부암 환자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마이애미 사우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에서 피부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올랜도 센티널>은 지역 피부과 의사인 J. 매튜 나잇 박사의 임상 사례를 들고 피부암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고조시켰다.
올랜도에서 15년간 의술을 펼치고 있는 나잇 박사는 그동안 자신의 환자 중 피부암 진단을 받은 경우는 대략 일주일에 한 건 정도라 말할 수 있지만, 지난달에는 하루 여섯건에 달하는 진단을 내린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잇 박사는 "피부암 특히 악성 흑색종(melanoma)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 없다"고 지적했다.
신규 흑색종 진단율은 미국에서 지난 30년간 2배로 증가했으나, '선샤인 스테이트'인 플로리다의 경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 질병예방국(CDC)의 가장 최근 통계를 기준으로 플로리다 피부암 환자는 1999년에 인구 10만명당 17.5건에서 2016년에는 24건으로 늘어나 17년 동안 37%의 증가율을 보였다.
피부암은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암으로 여러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 흑색종 등이 있다. 특히 기초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은 매년 500만 명 이상이 걸린다. 다행인 것은 악성 흑색종이 아닌 다른 피부암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다.
반면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가장 드물게 발생하지만 매우 치명적이다. 미 암협회(ACS)는 올해 신규 흑색종 환자는 9만6천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7천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2016년 현재 신규 흑색종 환자는 6700여명이며 사망자는 600명이다.
흑색종의 주 원인은 햇빛이나 텐닝 살롱의 자외선 침대로부터 나오는 자외선 UVA와 UVB에 대한 노출이다. 흑색종 연구협회(MRA)는 자외선 침대는 흑색종 위험을 75% 끌어올린다고 지적한다. 자외선 침대의 위험성이 나오면서 주정부는 청소년들이 탠닝 베드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도록 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흑색종 판정을 받은 사람의 평균 연령은 63세이다. 그러나 25세에서 29세 사이 성인 중 가장 흔한 암 진단 질환은 흑색종이며, 특히 젊은 여성이 다수를 차지한다.
피부암은 피부색이 옅은 백인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아시안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한국 대한피부과학회가 이달초 발표한 피부암 환자 증가 추이 분석에 따르면 2009년에 1만 989명이던 피부암 환자가 5년만에 1만5826명으로 늘어나 총 4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드름이나 상처가 낫지 않는다면 '피부암' 의심”
한편 피부암의 약 80% 정도를 차지하는 기초세포암은 서서히 퍼지는데 반해 편평상피세포암(전체 16% 정도)은 주변이나 신체 다른 부위로 쉽게 전이된다. 이들 비흑색종 피부암이 여드름이나 습진처럼 보이는 반면 흑색종은 주로 갈색이나 검은 점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햇볕에 의한 피부염 환자가 많은 플로리다 지역에서 비흑색종 암이 증가하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한다. 한 피부과 의사는 이 지역에서 자란 상당 수의 젊은이들이 기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에 걸린다면서, 만약 여드름이나 상처가 낫지 않고 있거나, 바뀌지 않고 있다면 피부암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