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천명당 13.5건… 1980년 이후 하락세 유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미국 낙태율이 지난 4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민간 연구단체인 구트마허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5세에서 44세 사이 여성 1천 명 당 낙태 건수가 13.5건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연방 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인정했던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동안 미국인의 낙태율은 꾸준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 1980년 29.3건으로 정점에 오른 뒤 계속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참고로 지난 2011년 여성 1천명 당 낙태 건수는 16.9건이었으나, 2014년에는 14.6건으로 줄었다.
2017년 총 낙태 건수는 약 86만 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약 39%인 34만 건은 낙태 수술이 아니라 유산을 유도하는 약을 사용한 낙태였다. 하지만 수술이나 약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낙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낙태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최근 미국 내 여러 지역 정부가 낙태를 아주 까다롭게 하는 조처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구터마흐연구소 보고서는 낙태율 하락 추세와 강력한 낙태 규제 사이에 뚜렷한 연관 관계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신율 하락이나 피임 방법 대중화, 그리고 성행위나 가임율 하락 등이 더 가능한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지역별로는 낙태율 상황을 보면, 지난 2014년과 2017년 사이에 거의 모든 지역에서 낙태율이 떨어졌다. 미국 내 50개 주에서 낙태율이 상승한 곳은 7개 주에 불과했다.
동부 델라웨어 주는 낙태율 37%로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이었다. 그 뒤로는 아칸소주가 30%, 그리고 웨스트버지니아가 26%였다.
반대로 와이오밍주는 낙태율이 22%가 올라 가장 많이 올라간 곳으로 꼽혔다. 그다음이 미시시피주로 13%, 그리고 뉴저지와 미네소타가 각각 9%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참고로 낙태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캘리포니아주로 2017년에 약 13만 건이었고, 가장 적었던 곳은 와이오밍주로 140건이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고, 와이오밍은 인구가 가장 적은 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