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효과 불구 일부 부작용도… “미투 운동 영원히 계속”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지난 15일로 2주년을 맞았다. ‘미투’는 ‘나도 당했다’는 의미인데, 성폭력이나 성희롱 당한 경험을 수치스럽다고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폭로하자는 운동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투’ 운동으로 많은 유명인의 평판이 바닥에 떨어졌고, 심지어 감옥에 간 사람들도 여럿 나왔다.
‘미투’ 운동은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둘러싼 성 추문이 계기가 됐는데, 와인스틴은 여러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돼 내년 초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 밖에 미국에서만 매트 라우어, 케빈 스페이시, 앨 프랑켄 등 유명 방송인과 영화배우, 정치인이 ‘미투’ 운동 여파로 활동을 접었다.
2주년을 맞은 ‘미투’ 운동은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지만, 일부 부작용도 따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들의 폭로가 잇따르면서 성폭력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는 점, 또 미국 내 여러 주에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생겼다는 점을 긍정적인 일들로 꼽을 수 있다. ‘전미여성법률센터’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15개 주에서 직장 내 성차별이나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미투’ 운동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남성 관리자들 가운데 여성 직원들과 일하길 거북해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 여성 지원을 위한 비영리 단체 ‘린인(Lean In)’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남성 관리자들 가운데 여성 직원과 단둘이 회의하거나 퇴근 후 사교 모임을 갖길 꺼린다고 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는데, 지난해보다 14%P 올라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기는 하다. 실제로 미국 사회에 큰 변화가 이는 과정에서 잠깐 나타나는 현상이란 지적이다. 뉴욕에서 위기관리센터를 운영하는 데이비아 테밈은 최근 한 유력 매체를 통해 “변화란 불편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부작용 현상과는 달리 ‘미투’ 운동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미투’ 운동이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됐지만, 처음 이 운동을 생각해 낸 사람은 미국 사회 운동가 타라나 버크로 알려져 있다.
현재 버크는 ‘미투’ 2주년을 맞아 ‘미투보터(#MeTooVoter)’라는 새로운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운동이다. 버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여러 여성이 출마했지만, 정작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나 성희롱 문제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후보들이 여성을 세력 기반으로 인식하고,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