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토론서 '우크라이나 추문' 적극 방어, 위기감 느낀 지지자들 결집
▲ 조 바이든(왼쪽)과 엘리자베스 워런(오른쪽 ).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민주당 대선주자 최신 지지율 조사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부진을 벗어나 반등했다. ‘CNN’ 방송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34%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예비후보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가 상당히 컸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2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3위인데, 각각 19%, 16%에 머물렀다. 이들과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 차이는 지난 4월 25일 조사 이래 최대치다.
얼마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추문’에 자꾸 바이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탓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실제 잘못한 게 있는지와는 별도로,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워런 상원의원 쪽으로 돌아서는 흐름이었다. 실제 워런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조사도 나왔다.
워런 의원이 1위로 올라선 것은 불과 열흘 전이었다. 위니피액대학교가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 워런 의원이 30%로 선두를 기록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27%에 머물렀다.
CNN은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결집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했다고 보고 있다.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현 탄핵정국이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사람이 없어, 내년 대선 승리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얼마 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기존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지지를 모아주고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저마다 상당한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추문’에 휘말렸고, 샌더스 의원은 심근경색 수술로 선거운동을 한 때 중단하면서 건강 문제가 부각됐다. 또한 워런 의원은 선명한 진보 색채를 내세우지만, 일부 공약이 과격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워런 의원의 공약이 과격하다는 지적은, 대표적인 게 대형 기술기업 분할론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을 독점사업자로 규정하고, 작은 회사 여러 개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구상은 자유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있다.
저마다 약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지지가 모인 계기는 지난주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4차 TV토론이 중요한 계기였다는 분석이 많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당한 정책을 폈다고 강조했는데,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한 게 성공적이었다고 주요 매체들은 평가했다. 하지만 워런 의원의 경우 토론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군소 주자들 중에는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6%씩이었고,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과 베토 오뤄크 전 하원의원이 각각 3%씩으로 뒤따랐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을 중삼으로 전화 설문을 실시했고, 손전화와 집전화를 합쳐 1천여 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는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