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프 위원장 “강철 같이 탄탄한 탄핵논거 확립” 자신감 보여
▲ 지난 6월 대선 출정식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탄핵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미 연방 하원은11월 셋째주까지 2주에 걸쳐 닷새 동안 탄핵조사 청문회를 실시, 앞서 진행한 비공개 증언 청취와 자료 수집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를 바탕으로 공식 탄핵 문서 작성에 돌입할 전망이다.
하원은 일단 탄핵 사유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히 수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탄핵 조사를 주도해온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24일 < CNN 방송 >을 통해 “강철같이 탄탄한(iconclad)” 탄핵 논거를 확립했다”면서 “이미 증거는 압도적으로 많고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원이 확립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거는 쉬프 위원장은 같은 날 < NBC 방송 >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하여 ‘트럼프가 외국 정부(우크라이나)의 영향력을 미국 정치에 끌어들였다’면서 탄핵 절차를 시급히 진전시켜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잘못을 다시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고, ‘현 대통령이나 후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처럼 의회의 조사업무를 방해하고 협조하지 않는 선례를 만들어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이다.
일단 현재 대로 탄핵 문서 작성에 들어가면 의회 청문회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쉬프 위원장은 핵심 증인들을 상대로 추가 청문회를 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나,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연작전을 쓰는 동안 몇 달이고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며 탄핵문서 작성을 서두를 뜻을 밝혔다.
추가 청문회 가능성이 거론된 핵심 증인들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이번 탄핵조사를 촉발한 익명의 ‘내부고발자’ 등 두 명이 우선 꼽히고 있다. 쉬프 위원장은 내부고발자를 증언석에 앉히는데 깊은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내부고발자의 공개 증언은 성사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쉬프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추문’과 관련한 직접 정보를 가진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충분히 이뤄졌고, 내부고발자가 대중 앞에 나설 경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를 반역자나 간첩으로 다뤄야한다고 대통령이 말했는데, 반역죄나 간첩죄는 사형을 받을 수 있는 사항”이라고 쉬프 위원장은 강조했다.
하지만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공개 증언 가능성은 열려있다. 쉬프 위원장은 볼튼 전 보좌관을 향해 “용기를 가지라”며 증언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하원의 소환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면서 증언 일정을 늦추고 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백악관 재임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를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하는 것을 두고 “마약 거래(drug deal)”라고 맹비난했다고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에 근무했던 증인들이 진술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지난 9월 백악관을 나온 뒤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정가에서는 사임 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트럼프에게 악감정을 가졌을 볼튼이 탄핵 조사를 크게 진전시킬 진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