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인 한 하나님을 공공장소에서 쫓아내지 못해"
▲ 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도할 자유 에 대한 새 지침 공표를 보도하고 있다.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미국 공립학교에서 '기도할 자유'에 대한 새 지침을 공표했다. '전국 종교자유의 날'인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도의 권리를 보장하는 역사적 발걸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면서 기존 연방 지침을 개정, 학교에서 종교적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는 쪽으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개정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기도할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학생이나 교직원들에게, 각 주 교육 당국이 명확한 처리 절차를 제시하도록 했다. 또한 종교적 차별이 발생한 경우 당국이 소송을 비롯한 공개적 대응에 나서도록 규정했다. 이어 관련 법령인 '평등접근법(Equal Access Act)'에 종교적 표현 보호에 관한 항목을 별도로 추가하도록 했다.
'평등접근법'이란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 법규다. 지난 1984년에 제정된 것으로, 정부 자금이 들어가는 교육기관에서 "종교와 정치, 철학 또는 다른 표현에 관해"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했다.
수정헌법 1조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헌법 규정으로,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방해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막거나, 집회의 자유를 훼손하는 일체의 법률이나 규칙 제정을 금지하도록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도의 자유를 보장하는 지침을 새로 발표한 이유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 종교적인 표현을 제지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종교적 표현에 처벌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1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은 누구도 하나님을 공공의 광장에서 쫓아내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좌파 진영에서, (종교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충동이 비극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미 전역에 중계되는 풋볼(미식축구) 경기 현장에서도 기도가 금지되는 등 "문화전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교 현장의 종교 표현 갈등이 몇 차례 언론에 보도되어 관심을 끌었다. 유타주에 사는 9살 초등학생 윌리엄 매클라우드 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독교 절기인 '재의 수요일'을 지키기 위해, 이마에 재를 묻혀 십자가를 그린 뒤 학교에 갔다가 하교 조치됐다. 매클라우드 군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새 지침을 발표하는 현장에 배석했고, 이밖에 유대교, 이슬람교 학생들도 동참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종교계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환영을 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해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정교분리 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일부 시민단체에서 나왔다. 또한 발표 행사에서 좌파 진영을 거론한 데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대선에서 주요 지지기반인 보수 기독교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