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도시 재개발 사업에서 사회적 이슈는 언제나 경제논리에 밀린다. 도시 당국은 도시 한가운데 새로운 빌딩을 세우는 것 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의 연구는 이같은 이슈들을 둘러싼 정치적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춰 대형 프로젝트의 수혜자와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제이 쉬어러 교수)
에드먼턴 다운타운 아이스디스트릭트에는 $480M을 들인 로저스플레이스가 올 가을 완공을 앞두고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한편 공사장 크레인 그림자 밑에 앉은 키쓰 브라이트-아이스(Keith Bright-eyes) 씨는 홈리스로서 앞으로 다운타운에서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 곤란하다. 인근 보일스트릿커뮤니티서비스에서 만난 그는 “아마도 우리는 곧 다른 지역으로 쫓겨 날 겁니다. 그들은 우리같이 가난한 이들이 가까이 있기를 원치 않으니까”라고 개탄했다.
아이스디스트릭트 개발을 주도하는 오일러스엔터테인먼트그룹은 재개발 사업으로 다운타운이 크게 변모할 것으로 내다보고, 주변에 사는 홈리스들에게도 일정한 혜택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저소득층 홈리스들로 그 지역을 떠나게 하는 은근한 압력이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에드먼턴공립도서관에서 홈리스 인구를 위해 일하는 소셜워커 자레드 트가추크 씨는 “역사적으로 볼 때 도시 개발과 변화는 도시 홈리스들에게 우호적인 적이 없다. 그들은 또 다시 가장 밑바닥 변두리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일러 재단은 아레나디스트릭트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학생 노동자들을 위한 학비보조금으로 1백만달러를 내놓았고, 공공스케이트장 건설에 1백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러스그룹 홍보담당 침 십튼 씨는 “저희 그룹에서 노력을 아무리 해도 한계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오일러스가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저희 혼자서는 다 할 수 없습니다. 다운타운 중심 지역의 일부 이슈들은 몇 세대에 걸쳐 누적된 문제인데 한 회사가 전부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앨버타대학교 사회학과 제이 쉬어러 교수는 대규모 도시 재개발 사업에서 사회적 이슈는 언제나 경제논리에 밀린다고 짚었다. 다운타운 아레나 건설이 다운타운에 거주하는 빈곤층 인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있는 쉬어러 교수는 “도시 당국은 도시 한가운데 새로운 빌딩을 세우는 것 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나의 연구는 이같은 이슈들을 둘러싼 정치적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춰 대형 프로젝트의 수혜자와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드먼턴 시가 개발 업체와 협약한 내용은 간략하다. 공공 주차 및 소음문제가 아레나 근처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 그리고 다운타운 저소득층 시민들이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직업 훈련을 받도록 하는 개발업체의 사회적 지원 등이 전부다. 에드먼턴시 행정담당 대행인 롭 스미스 씨에 따르면 아레나 건설 공사에 10명의 저소득층 근로자가 채용혜택을 입었다. 하지만 현재 아레나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은 총 1천명에 이른다. 또 오일러스그룹은 노퀘스트컬리지 호스피털리티연구소와 협약을 맺어 아레나 이벤트 센터가 개장되면 그 곳에서 일할 1천여명의 인력에 대한 훈련을 담당할 예정이다. 스미스 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저가 주택 공급은 시와의 협약에 포함되지 않았고, 빈곤 퇴치 및 홈리스 문제 해결이 우선 순위에 있다”며, “그 문제는 다운타운 아레나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브라이트-아이 씨(44)는 멋있는 공공 스케이트장보다 당장 자신이 거주할 주택에 관심이 많다. 그는 여자친구 콜린 이사도라와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지난 달 나와서 다운타운 셸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노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다. 지하주차장 계단은 문이 잠겨있고, 공공도서관에서는 잠자기가 허용되지 않는 등 홈리스들은 점차 갈 곳이 줄어들고 있다.
아레나가 오픈하면 다운타운 치안 순찰을 위한 경찰 인력이 33명으로 보강된다. 밴쿠버, 토론토 등의 다운타운 아레나에서는 열성팬들에 의해 홈리스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보일스트릿커뮤니티서비스 총무 줄리안 달리 씨는 홈리스들의 안전과 관련해 시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다운타운 재개발 사업으로 홈리스들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과 관련해 에드먼턴 사회봉사기관들은 한층 더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거리로 나와 무료 셸터와 식사를 구하는 인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앨버타 실업률은 작년 4.7%에서 올해 7%로 뛰었다. 포트로드 모자익센터는 다운타운 쪽에서 넘어오는 홈리스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메간 스숴링 씨는 “지난 주 4명이 오일패치 일자리를 잃고 자동차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센터에 찾아와 도움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달리 씨는 보일스트릿센터에 드나드는 빈곤층이 지난 9개월 새 30%가 늘어나 2,1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4년 통계에 의하면 에드먼턴 지역 홈리스는 2,300명으로 집계되었고, 올 봄에 새로운 통계자료가 나올 예정이다. (사진: 에드먼턴저널, 키쓰 브라이트-아이스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