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업계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시기이며, 지금 시점에서 정부가 에너지 업계에 달려들어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자 한다면 앨버타 전체 주민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레이첼 노틀리 수상)
앨버타 NDP 정부가 에너지 로열티 비율 재조정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오일패치 업체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자 하는 욕구(money grab)”를 내려놓는데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9일(금), 앨버타로열티리뷰위원회가 레이첼 노틀리 수상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앨버타 오일샌드 에너지 자원에 대한 로열티 체계가 기존 비율로 현상유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또한 2017년 전에 시추된 유정에 대해서는 향후 10년간 현행 로열티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2017년 이후에 시추되는 유정에 대해서는 새로운 로열티 체계가 작동되지만 초기에는 현행 비율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노틀리 수상은 이번 달 들어 국제유가가 30달러 밑으로 폭락한 것이 정부의 로열티 비율 산정 작업에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인정하고, “앨버타 에너지 업계가 전반적으로 미래 예측이 불확실한 가운데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현실인식을 드러냈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틀리 수상은 “지금은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업계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시기”라며, “지금 시점에서 정부가 에너지 업계에 달려들어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자 한다면 앨버타 전체 주민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작년 총선 캠페인에서 NDP는 에너지 수익 중 “충분하고 공정한 만큼의 수익”을 앨버타 주민들이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 로열티리뷰를 단행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 원자재 가격 하락의 여파로 관련 업계가 크게 타격을 입는 와중에 보고서가 나오게 됐다.
금요일 발표된 보고서는 현재의 로열티 체계가 에너지 섹터의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에 너무 예측불가능하고 지나치게 경직된 복잡성(complex)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 정부가 이런 점을 개선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개정된 로열티 체계 하에서는 기존 체계와 비슷한 구조로, 신규 오일 가스 유정에 대해 고정 비율로 5%의 로열티를 일괄적으로 지불하고, 뒤이어 비용을 회수한 이후에 추가 비율만큼의 로열티를 조정하게 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러한 구조를 통해 비용절감을 위해 혁신을 서두르고 있는 에너지 생산자들은 전체적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정부에 떨어지는 로열티 수익 역시 장기적 측면에서 증가하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2년 간은 정부의 로열티 수익에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캐나다석유생산자협회(이하 CAPP) 팀 맥밀런 대표는 “신규 로열티 체계는 기본 원리가 충실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앨버타에 대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성의 있는 노력을 보여주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로열티리뷰패널 데이브 모왓 위원장은 “개정된 체제 하에서 석유 회사들은 비용 대 수익 예측에 대한 확실성(certainty)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활동이 더욱 역동성을 띠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현행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개선할 여지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오일 가스 자원의 실질적 소유주인 앨버타 주민들이 로열티 체계를 통해 적정한 가치 지분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앨버타 보수당 릭 맥클버 대표는 “과거 보수당 정부가 수립했던 로열티 구조가 앨버타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이 이번 로열티리뷰 보고서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고 반응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리뷰는 불필요한 작업이며, 결론적으로 리뷰 보고서는 야당 시절 NDP가 주장했던 노선과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따졌다. 맥클버 대표는 “지난 7년 이상 노틀리 수상은 앨버타 주민들이 공정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줄곧 주장해 왔지만, 리뷰 결과는 그녀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노틀리 수상은 이제서라도 그런 잘못을 시인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와일드로즈 브라이언 진 대표는 NDP의 로열티리뷰 작업 자체를 폄훼하고, 불필요한 경제 불안을 조장함으로써 앨버타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로열티 리뷰)는 완전히 시간 낭비이고, 더욱이 앨버타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며, “노틀리 수상은 앞으로도 로열티 리뷰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NDP는 또 지난 총선에서 로열티 리뷰를 통해 에너지 자원 처리 및 업그레이딩을 촉진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리뷰 보고서에서는 천연가스 및 오일샌드 섹터에 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여 에너지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되었다.
또 정부는 오일샌드 산업 데이터는 물론 오일가스 유정에 대한 연간 자본비율지수(capital cost index )를 발표하여 사업투명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틀리 수상은 “로열티 리뷰는 분명히 시행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작업이었다”고 강조하고, “새 시스템은 정부의 기후 변화 전략 및 탄소세 계획 등과 연계되어 업체들의 혁신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리뷰 결과에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는 것 같지는 않다. 자유당 데이비드 스완 대표는 “리뷰 결과가 실망적”이라고 운을 뗀 뒤, “에너지 기업을 위한 환경 인센티브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천연자원 수익에 대한 앨버타 주민들의 공정한 할당을 주창하는 앨버타공익위원회(Public Interest Alberta) 조엘 프렌치 사무총장은 “로열티 비율이 인상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로 실망스러운 점은 오일 가격이 회복되었을 때 앨버타주민들이 적절한 몫을 누리도록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에너지 섹터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NDP 정부의 로열티 리뷰 결과에 일단 만족한다는 지지 의사를 보냈다. 캐나다탐사개발협회(EDAC) 게리 리치 대표는 “우리는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입장에 서 있다”며, “현 정부도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에드먼턴저널, 셀피를 촬영 중인 데이브 모왓 위원장(좌)과 레이첼 노틀리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