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비시당국 폐쇄 명령에 집주인 고소
법원, ‘무허가 사업자가 오히려 큰 소리’
버나비(Burnaby)시에서 단독 주택을 빌려 에어비앤비(Airbnb)를 하던 세입자가 시 당국의 사업 폐쇄 명령이 떨어지자 집주인을 상대로 고소를 했으나 법원이 이를 각하했다.
밴쿠버 지방법원 윌슨 리(Wilson Lee) 판사는 통 하인즈 썬(Tong Heintz Sun)씨가 리앙 지 듀안(Liang Zhi Duan)씨와 남편 데 헹 류오(De Heng Luo)씨, 임대알선 중개업체 그린 팀 부동산(Green Team Realty) 등을 상대로 낸 손배소송에서 최근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썬 씨는 이보다 앞서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을 조기 종결함에 따라 소득의 기회를 잃고 사업을 위해 구입했던 가구마저 헐값에 넘겨야 했다고 주장하며 그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썬 씨는 지난 2018년 12월 듀안 씨 소유의 단독 주택을 빌릴 당시 양해각서를 추가로 작성하고 집주인으로부터 상업용 단기 임대에 집을 쓸 수 있음을 재차 확인받았다.
썬 씨는 그 대가로 월 임대료 3,600달러를 지불했으며 추가로 수 천 달러를 들여 7개 베드룸과 두 개 층 거실을 꾸미는 데 필요한 가구를 샀다.
하지만 썬 씨가 에어비앤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버나비시당국은 듀안 씨에게 경고장을 보내 집이 토지구역 상 단독주택 거주지에 위치한다면서 그 외의 다른 용도로 쓰일 경우 4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음을 알렸다.
집주인은 이후 썬 씨를 ‘설득’해 임대차계약을 조기 종결하는 문서에 서명을 받았다. 썬 씨는 그러나 법정에서 이 서명이 상당한 ‘압박’ 속에 이뤄졌음을 주장하고 문서의 무효를 주장했다.
리 판사는 이에 대해 “고소인이 단기 임대업을 오랫동안 해오며 타인에게 조언까지 해줬고 스스로 법을 공부한다고 주위에 알리고 다닌 점을 놓고 볼 때 ‘압박’에 의한 합의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판사는 또 썬 씨가 시 당국으로부터 사업허가증을 받지 않고 영업한 점도 문제로 삼으면서 “만약 피고인의 손배소송을 받아준다면 무허가 사업을 법원이 두둔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면서 소송 각하의 사유를 덧붙였다.
리 판사는 추가로 썬 씨에게 집주인과 중개업체가 그의 고소로 인해 치러야 했던 비용 500달러와 50달러를 각자에게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한편, 썬 씨가 집주인이 집 토지 용도를 확인치 않고 집을 빌려줬다가 자신이 그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지 않은 점을 봐 그도 이곳에서 에어비앤비를 할 수 없음을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썬 씨는 다만 이번 소송에서 버나비시가 단기 임대업을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