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랜드빌 다리 양쪽으로 현재 개발 중인 밴쿠버 하우스 빌딩(좌측)과 심사 승인에 들어간 새 55층 콘도 빌딩(우측).
인근 주민 경관 훼손 우려, 조직적 반발
개발사, 공공주택 152채 헌납으로 맞서
밴쿠버시 의회는 1일 다운타운 바닷가에 면해 지어질 55층 콘도 건물에 대한 토지용도 변경 심사에 들어간다. 심사 승인이 이뤄질 경우 밴쿠버에서 네 번째로 큰 건물이 그랜드빌 다리 인근에 우뚝 서게 되며 고급 콘도 300여 채가 다운타운 노른자 땅에 지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운타운 경관 보호를 주장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승인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 건물은 현재 개발 중인 고층 콘도 빌딩 ‘밴쿠버 하우스’ 건너편 공터(601 Beach Cr.)에 들어설 예정인데, 이 두 건물이 다리 양쪽으로 우뚝 솟을 경우 밴쿠버 다운타운의 경관 전체가 꽉 막힌 느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주민 연합체 ‘라이브어빌리티 퍼스트(Liveability First) 관계자는 “단지 경관 훼손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껏 자랑해온 다운타운의 개방성, 확 트인 느낌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콘도 개발사는 주민들의 이런 반발을 공공 주택 152채 공급이란 획기적 카드로 막고 나섰다. 한 채당 수백만 달러를 호가할 콘도 건물에 이 정도 규모의 공공 주택을 개발사가 부담해 공급한다는 사실에 시의원들이 혹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이다.
소셜하우징 관련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 땅은 오래전부터 주인만 바뀔 뿐 아무런 개발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곳에 건물이 들어서 152채 공공주택이 공급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건물에 지어질 시장 공급 물량이 총 303채임을 고려하면 그 절반 수준의 공공주택 공급은 개발사의 상당한 양보란 설명이다.
개발사는 또 건물 디자인에도 최대한 신경을 써 경관 훼손이란 오명을 벗고자 했다고 밝혔다. 개발사 관계자는 “직선적이고 박스 개념의 밴쿠버 하우스와 대조되면서도 상호보완성을 갖게 하기 위해 굽은 곡선의 느낌으로 건물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