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반납 사례도 83만 건
허위 사례 색출 넓혀갈 듯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준 캐나다인이 8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본인이 수혜 자격 조건이 안되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자진 반납한 사례이다. 국세청은 이와 별도로 의도적 허위 신청 의심 사례 2만여 건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후 이 조사의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CRA)이 CBC에 전한 자료에는 긴급재난지원금(CERB)와 긴급재난학생지원금(CESB)를 수령한 뒤 지금까지 되갚은 사례가 이같이 큰 규모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신청 당시의 착오나 실수를 정정한 것이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그 유형을 보면, 서비스 캐나다(Service Canada)와 CRA에 이중 신청한 경우, 자격 조건이 안되는 사람이 수령한 경우, 예상 밖으로 일찍 일자리에 복귀한 경우 등이 있다.
자진 반납의 사례가 의외로 많은 것에 대해 정부의 정책 발표에 혼선이 있었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보수당 관계자는 “자유당 정부가 정책 시행 과정에서 지원금 수혜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 명료히 밝히지 않는 것이 이런 혼란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토론토의 한 노동법 변호사는 CBC 인터뷰에서 “시행 초기에 시민들이 신청에 앞서 정부에 전화해 물어보려도 통화가 안 되고, 설령 상담원과 통화가 돼도 저마다 하는 말이 달랐다”면서 정책 시행이 급하게 이뤄진 것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태를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본인이 신청 대상자가 아님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속여 지원금을 수령한 뒤 아직 실토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에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신고된 관련 사례가 약 2만여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사례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안이 정치권의 관심사인 만큼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당 정부는 지난 6월 허위 신고 및 수령한 자에 대해 엄중한 형법상의 처벌을 명시한 법률을 의회에 상정했으나 진보 야당의 반발로 일단 보류한 상태다. 보수당 등 일부 야당은 그러나 재난지원에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사태가 자유당 정권의 퍼주기식 지원에 있다는 공세를 피고 있어 이를 부정하는 차원에서라도 허위 신고자 색출에 정부가 적극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세청은 또한 지금껏 드러난 2만여 건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그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관계자는 신청 서식 내용을 본인과 고용주 등 관련인의 세금 보고 자료 등과 대조해 허위 의심 사례를 더 많이 밝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