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성전환 옹호 단체 설득에 넘어가’
성전환 운동가, ‘현행법상 부모 개입 못 해’
BC고등법원은 최근 한 십대 소녀를 대상으로 성전환을 위해 예정됐던 유방절제술의 시술을 보류하도록 명령했다. 그 소녀의 어머니가 법원에 낸 시술 금지명령 제소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향후 미성년자의 신체에 관한 의사 결정권과 친권 행사 간의 마찰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신원 공개가 금지된 17세 소녀는 지난 6일 정식 면허 외과의 다니엘 맥키(Daniel McKee) 박사로부터 유방절제술을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법원은 그러나 이보다 하루 앞서 이 시술을 오는 27일까지 미루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다. 딸이 성전환을 유도하는 단체로부터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어머니 측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결과다.
법원 제출 문건에 따르면 이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성전환 희망자를 지원하는 단체 ‘SOGI 123’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정신이 확 돌아”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건에서 “이 단체가 우울증을 겪는 소녀에게 정신적 치료가 아닌 성전환을 부추겼다”고 비판하면서 “더욱 끔찍한 것은 현행법이 자녀가 부모에게 이런 중대 결정을 숨긴 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어머니 측의 주장은 BC주의 미성년자법(Infants Act)를 두고 한 말로써, 이 법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전문 의료인인 인정하는 범위에서 부모의 동의 없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법은 또한 미성년자에게 이런 결정을 부모에게서 숨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성전환 옹호론자들은 이 법에 근거해 이번 법원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 전환 운동가는 “비록 3주간의 한시적 연기이지만 이 판결로 인해 부모의 편견이 자녀의 신체 의사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어머니 측 변호사는 “부모의 친권은 서양 문명이 보장하는 권리”라고 못 박은 뒤 해당 소녀가 성전환 시술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부모의 개입이 철저히 배제된 사정이 매우 의심스러움을 주장했다. 변호사에 따르면 이 소녀는 집을 떠나 교회 계통의 보호시설에 따로 살았으며, 또 어머니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남성 호르몬제를 맞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측은 호르몬 치료에 대해서도 금지명령을 요청했으나 이번 법원 결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성전환 옹호론자들은 미성년자의 성전환 결정이 낙태, 장기이식 등 일반적인 의료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개입과 동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