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남성 손님이 지난 8일 핼리팩스 한 그로서리에 들어가 주인에게 자신이 사람을 죽였으니 경찰을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핼리팩스 그로서리 가게 주인 진술
“너무나 태연한 모습이 더 충격적”
대낮에 그로서리 가게에 들어온 단골로부터 방금 사람을 죽였다는 실토를 듣는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에 휩싸일까?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이번 주 노바스코시아주 핼리팩스에서 벌어졌다. 말을 들은 그로서리 주인도 영화에서와같이 “사실이냐”고 묻고 또 물은 뒤에야 전화기를 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3시경 한 남자가 클라이드 스트리트(Clyde St)에 위치한 노바 그로서리(Nova Grocery)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를 혼자 지키던 주인 모스타파 크할라프(Mostafa Khallaf) 씨는 당시 가족과 통화 중이었다.
크할라프 씨는 “가게 단골인 이 사내가 난데없이 ‘사람을 죽였으니 경찰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게 주인은 “너무나 침착하게” 말하는 남자의 말을 처음엔 자신이 잘못 알아들은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이냐”라는 물음을 세 차례나 반복한 뒤에야 크할라프 씨는 전화를 들어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카운터를 돌아 나와 그를 바라보니 왼팔에서 피가 흘러 바닥에 떨어지는 게 보여 그제야 사태의 심각함을 깨달았다”고 그는 진술했다.
크할라프 씨는 이 남자를 밖으로 나가게 한 뒤 한 손님의 지불을 돕고 나서 나가보니 사내가 사라지고 없었다고 경찰에 밝혔다. 크할라프 씨는 이어 도착한 경찰을 인근 남자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경찰 확인 결과 이곳은 3시 10분 경 별도로 신고된 총기 발포 사건이 있던 장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에서 61세 남자와 71세 남자가 총에 맞아 부상당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중 61세 남자가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이후 가게로 돌아온 크할라프 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태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와 심한 심리적 충격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할 정신도 없어 그 날 밤은 가게문을 닫아걸었다”면서 경찰을 불러 달라고 하던 사내가 전혀 긴장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하던 모습을 뒤늦게 떠올리니 “더 큰 충격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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