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전망, 낙태 규제 심해지면 편법 통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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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낙태 찬반 논쟁이 일자, 낙태반대 단체들이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에지워터 선상의 빌보드판. '임신 후 18일이면 심장이 뛴다' 라는 내용이 올라있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 미국에서 낙태와 관련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연방 대법원에서 여성의 임신 중지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에 대한 합헌 여부를 따져 옛 판결을 뒤집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낙태를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격렬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 재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현재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낙태약을 이용한 임신 중절이 낙태 클리닉에 접근하지 못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 임신 중절은 소수의 클리닉과 진료소의 시술 외에도 임심 중절약(이하 낙태약) 복용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중 낙태약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연방식품의약청(FDA)은 임신 10주 이하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미국내에서 낙태약 처방을 승인했다. 또 FDA는 지난해 12월에 그동안 논란거리였던 낙태약 우편 구입을 허용, 당사자가 온라인 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받고 우편으로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낙태약을 구입하려면 당사자가 자격증을 소지한 의료진과 직접 대면을 통해 처방전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각 주마다 규정이 다른데, 19개 주는 원격진료나 우편으로 약을 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 주들에서는 여전히 환자들이 낙태약을 처방받기 위해 직접 의사를 만나야 한다.

미국에서 합법적인 낙태를 하는 사람들의 약 절반이, 그리고 유럽에서는 4분의 3이 낙태약을 택한다. 또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진료가 허락되면서 더 많은 여성들이 약 처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원격의료 낙태를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업체들은 이를 허용하는 주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승인한 낙태약에는 두 종류의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미페프리스톤은 임신을 지속하는데 필요한 호르몬을 차단한다. 또다른 약물인 미소프로폴은 자궁수축을 일으킨다.

미국 연구에서 낙태약은 환자의 99% 이상에서 완전한 임신 중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낙태약 부작용 발생률이 낮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나왔고,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의 연구결과 환자들은 대체로 낙태약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대(오스틴) 부교수로 재직하며 낙태약에 관한 연구 그룹을 이끌고 있는 아비게일 R.A.아이켄은 "일부 사람들은 임신중절약이란 말이 나오면 위험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점점 일반적 사안이 되고 있다"라고 신문에 전했다.

낙태약은 합법적인 낙태를 제한하는 지역의 주민이나 클리닉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편이다. 또 온라인으로 약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낙태율은 의사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보다 더 높다.

미국은 해외 온라인 약국으로부터 낙태약을 들여오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판매처를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소포 내용물 추적이 어려운 형편이다. 심지어 미국의 한 온라인 업체는 인도에서 미국으로 알약을 수송하기 전에 50개 주의 모든 여성들에게 유럽 의사들로부터 조언과 처방을 제공한다. 일부 주에서 낙태가 어려워짐에 따라 이러한 편법적인 통로가 생기는 추세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텍사스주가 임신 6주 이상 태아에 대한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자 해외 통로를 찾는 건수가 세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주들이 낙태를 금지할 경우 임신 중절 추적이 더 어려워질 수 있고, 낙태약이 법적 격전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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