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노골적 동성애 혐오, 위헌적"... 동성애 그룹 "쇼 계속하겠다"
드래그 쇼는 남성 또는 여성을 가장한 드래그 아티스트가 수행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다. 일반적으로 공연자는 정교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하고 미리 계획된 무언극이나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른다. 화려한 구성이나 성격상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쇼이다. '드래그(drag)'라는 용어는 '질질 끈다'는 뜻으로 공연자들이 바닥에 끌리는 페티코트를 입었던 데서 유래됐다. 지난 2019년 6월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이자 사업가인 '김치'(신상영)가 미 국영 TV가 주최한 '루폴 드래그 레이스 시즌 8'에 출전해 '드래그 퀸'으로 뽑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화 의원 '금지' 운 띄우자, 드샌티스 주지사 '나도!' 최근 텍사스의 한 의원이 아이들이 관람하는 드래그 쇼를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며칠 후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 앤서니 사바티니(공화당) 의원가 이에 편승하고 나섰다. 그는 아이들을 겨냥한 드래그 쇼를 금지하고, 아이를 드래그 쇼에 데려오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친권을 빼앗을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한발 더나아가 드샌티스 주지사도 그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드샌티스는 기자 회견에서 아이들을 드래그 쇼에 데려가는 부모가 어린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지 조사하라고 관련 부서에 요청했다. 의원들의 관심을 끈 텍사스 드래그 쇼의 비디오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드래그 퀸들이 자발적으로 여왕들과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샌티스는 댄서의 끈팬티에 1달러 지폐를 넣는 한 소녀의 사진을 보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드래그 퀸들 중 누구도 공연중 버르스크(통속적 희가극춤)를 추거나 끈팬티를 입지 않았고, 그 사진이 쇼에서 찍혔다는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사바티니 의원은 매년 웨스트 팜 비치에서 열리는 '프라이드 온 더 블록(Pride on the Block in West Palm Beach)' 행사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 하지만 이 쇼는 '자기애'와 '자유표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어린이 친화적이고 건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 드래그 쇼는 반동성애자그룹을 만든 캐나다 10대가 이 행사에 총격을 가하겠다는 메시지가 발견되면서 잠정 중단되었다. 6년 전 올랜도에서 발생한 펄스 총기 난사 사건 기념일을 앞둔 터여서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동성애자 옹호단체, "고루하고 고지식한 정치인들에 굴복 않겠다" 저명한 동성애자 옹호 단체들은 플로리다와 전국에서 서명된 다른 반 동성애 법안뿐 아니라 성안 중인 드래그 쇼 금지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성애자 권리 옹호 그룹인 '트랜스 인클루시브(Transinclusive)'의 타티아나 윌리엄스 사무총장은 "드래그쇼는 항상 우리 공동체의 한 부분이었다"라면서 "드래그쇼 금지는 일부 젊은이들이 동성애자 커뮤니티와의 연대감을 갖도록 한다는 잘못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모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대해, 수용에 대해, 그리고 동성애자들과 역사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의 시야를 지우려는 이러한 노력은 결코 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올해 프라이드 온 더 블록 행사는 젊은 참가자들을 위한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드래그 스토리 타임(Drag Story Time)'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매력적인 드래그 예술을 통해 독서를 권장하는 조직인 '드래그 퀸 스토리 아워(Drag Queen Story Hour)'는 정치인들이 장려해야 할 이같은 프로그램에 보인 위협적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프라이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디스커버리 과학 박물관(Museum of Discovery and Science)은 6월 25일 네 번째 '페밀리 프라이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온 가족을 위한 하루 동안의 이 행사는 무지개 과학 실험실, 전시, 시연, 드래그 퀸과의 이야기 시간, 프라이드 깃발, 프리즘, 타이 염색 티셔츠를 위한 메이크 앤드 테이크 세션을 포함한다.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디스카버리 박물관 조셉 콕스 회장은 "우리 박물관은 직접 방문하여 경험하고, 서로 연결하고, 영감을 주는 과학지식을 발견하려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환영한다"라면서 이 행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그쇼가 선정적이라고? '후터스'를 보라! 동성애그룹 활동가들은 만약 아이들을 노골적인 성적 분위기나 공연에 노출시키는 것이 문제라면, 이같은 금지 조치는 (여종업원들이 노출을 심하게 하고 서브하는) 후터스와 같은 곳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친숙한 드래그 쇼를 금지하는 것은 매우 엉뚱하고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라고 비난했다. 샌버너디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의 증오와 극단주의 연구 센터의 브라이언 레빈 소장도 이에 동의한다. 레빈 소장은 "일반적으로 정부는 특정 관점에 대해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성년자들이 성인 감독 없이 술집이나 R 등급 영화 등 다양한 장소에서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드래그쇼는 그렇지 않다."라면서 "드래그 쇼 금지는 한 공동체가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다. 질질 끄는 옷을 입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끼우기 위해 어떤 종류의 속임수가 시도되는지 보는 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총기난사 위협에 대응하여 팜비치 카운티 동성애 단체들은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자유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의 강점은 다양한 공동체의 집단적 배경, 신념, 삶에서 나온다. 우리는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사법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기에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부모의 권리를 공격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우리는 계속 행사를 주최할 것이며,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모든 사람들이 어디서나 자유를 사랑하는 공동체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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