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 범고래 쇼•사육 단계적 중단... "역사적 결정"
올랜도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샌안토니오 등 3개 공원을 소유한 시월드는 17일 성명을 내고 내년부터 모든 공원에서 범고래 쇼를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사육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작년 11월에 샌디에이고 공원 쇼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훨씬 진전된 것이며 사육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탓에 주요 뉴스를 장식했다. 해양 생태 공원인 시월드는 화려한 범고래 쇼를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들였다. 그동안 동물 및 환경보호단체 등은 범고래 사육과 훈련이 동물 학대라며 비판을 했지만 환상적인 범고래쇼에 푹 빠진 관광객들의 열화 속에 묻히고 말았다. 그러다가 2010년 2월 올랜도 공원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로 인해 범고래 쇼에 대한 경각심이 불거졌다. 당시 틸리쿰이라는 이름의 범고래는 ‘샤무쇼’ 도중 베테랑 여성 사육사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입에 문 채 풀장안을 돌아다녔고 사육사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당시 지역 매스컴들은 사건 정황에 관심을 기울였고, 공원측은 사고를 우발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사육사 부검 결과 공개를 거절했다. 이같은 기류속에서 2013년에 나온 '블랙 피시'라는 다큐멘터리는 시월드에 혹독한 채찍을 들이댔다. 범고래의 본성, 불법 포획, 훈련 과정, 사고 사례 등 범고래와 관련해 부정적인 이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는 범고래의 공격성이 한정된 공간내 사육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지적했다. 다큐멘터리 등장과 함께 전 세계 동물보호단체들의 압박이 심해지자, 시월드는 상당한 예산을 들여 범고래 사육장 환경을 바꾸겠다는 발표를 하는 등 여론을 누그러뜨리는 자세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부터 공원 수입과 입장객수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지난 해에도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경기 회복과 더불어 올랜도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 공원이 호황을 누린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입장료 낮추고 범고래쇼 중단 지난해 시월드는 범고래 사육을 제한하는 법에 반발해 캘리포니아 주를 고소하는 강수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 시월드를 비판하는 동물보호단체에 자사 직원들을 잠입시킨 것이 드러났고, 35살 정도인 틸리쿰이 심각한 질병으로 위독하다는 뉴스까지 나오자 더이상 버티기 힘들게 되었다. 시월드는 결국 획기적인 결단을 내리는 수순을 밟았다. 지난 달 <올랜도 센티널>은 시월드의 동향을 전하며 시월드가 앞으로는 주민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적 공원을 지향할 것이라 지적했다. 디즈니 및 유니버설과 거의 같은 수준의 입장료를 낮춘다는 소식은 시월드의 큰 변화를 예고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것이 범고래쇼 폐지 발표이다. 시월드의 조엘 맨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회의 사고방식의 변화에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범고래 쇼 폐지를 역사적인 결정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맨비는 이전에는 두려움과 사냥의 대상이었던 범고래가 (쇼로 인해) 사랑받는 해양 포유류가 됐음을 지적했다. 시월드 측에 따르면 공원은 지난 40년간 야생에서 범고래를 포획하지 않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범고래들은 자체 사육한 것이다. 공원은 사육 범고래는 야생에서 생존하기 힘들어 앞으로 공원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참고로 틸리쿰은 1983년 당시 두 살짜리 수컷으로 북대서양에서 잡혀 캐나다 시랜드에서 훈련을 받고 고래쇼에 투입됐다. 그러다 1991년 수족관에 빠진 조련사를 끌고 들어가 사망케 한 사건 이후 올랜도 시월드로 옮겨졌고, 쇼 뿐 아니라 범고래 번식 프로그램 에서 정자 제공 등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현재 시월드는 샌디에이고에 11마리, 샌안토니오 5마리, 올랜도 7마리 등 총 23마리 범고래를 소유하고 있으며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와 협력 관계를 체결해 이들을 교육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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