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직 10개월만에 해임... 공직남용 vs 직무상 예의 등 논란
메리 오코너는 11월 토요일 저녁 남편과 함께 골프 카트를 타고 자신이 살고 있는 게이티드 커뮤니티(출입문이 있는 동네) 내 클럽에 음식을 사러갔다. 클럽이 닫혀있는 것을 확인한 오코너 부부는 골프 카트를 타고 동네를 빠져 나와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이때 주변에 있던 피넬라스카운티(세인트피터스버그) 쉐리프국 소속 경찰이 골프 카트에 태그가 없다는 이유로 그들을 세웠다. 평상복 차림이었던 오코너는 경찰 배지를 들어 보이며 자신이 이웃 도시(탬파)의 경찰 수장임을 밝히고 경찰에게 "우리를 그냥 보내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그녀는 경찰에게 명함을 건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진심이에요"라고 말했다. 이같은 장면은 쉐리프의 바디캠(신체 장착용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당시 오코너는 경찰에게 바디캠이 켜져 있냐고 묻기까지 했다. 오코너는 사건 발생 후 거의 3주 만에 탬파 시장의 명령에 따라 사임했다. 경찰서장 자리에 오른 지 10개월 만이었다. 오코너는 경찰 내부 조사에서 자신은 '신변 안전을 위해' 경찰관이라고 밝혔지만 교통위반 딱지 없이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탬파베이타임스>는 오코너 사건에 대해 경찰 관계자들과 윤리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었다. 우선 경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동료 경찰들을 봐주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며, 특히 위반 가능성이 경미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샌디 프리드먼 전 탬파 시장은 "그 관례는 태초부터 있어왔다. 나는 그것이 항상 계속된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직무상 '봐주기' 예우, 지금도 잘 통할까 타지역 경찰 구역들은 다른 형태의 '직무상 예우'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경찰관들이 친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경찰 자선 협회가 발행한 '우대 카드(courtesy card)'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드 소지자들은 경찰로부터 딱지 대신 경고만 받기 원한다는 의미에서 운전면허증과 함께 이 카드를 건네줄 수 있다. 지난해 탬파 경찰서장에서 퇴임한 브라이언 듀건은 과거 사법당국이 사소한 사건에서는 동료 경찰뿐 아니라 소방관, 군인, 의료진에게 '재량'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듀건은 일반인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그들이 예의 바르고 협조적일 때 그렇게 한다"라고 전했다. 피넬라스카운티의 경우 경찰이 차를 정지 시킨 후 딱지를 떼는 경우는 2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건은 그러나 교통경찰의 상대가 경찰서장이라면 보다 엄격하게 규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의 논란은 오코너가 경찰이 차에서 나오기도 전에 뱃지를 들어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넬라스카운티 쉐리프인 밥 구알티에리는 골프 카트 태그 정도의 사안이라면 경찰의 재량이 따를 수도 있다며, "잘못된 것은 오코너가 특별 대우를 요청하고 그것에 대해 너무 노골적이고 대담하게 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윤리 전문가들의 견해는 엄격한 편이다. 이들은 오코너의 행위를 '공직 남용'으로 평가하면서, 대중이 보는 사법 집행의 이미지를 흐리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서던 캘리포니아 공공정책 대학 명예 교수인 테리 쿠퍼는 "이것은 불평등한 대우, 즉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관리의 노골적인 부탁이다"라며 공직 남용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마이애미대 법학전문대학원 윤리공공서비스센터 소장인 앤서니 알피리 교수는 오코너가 "의도적이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공무를 공공연히 무시하고 윤리적 의무를 무시하며 특혜를 받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산타클라라 대학 정부윤리학과 존 펠리세로 수석학자는 "사소한 위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지를 번쩍일 수 없는 대중들에게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미디어 법률 및 윤리 교수인 록산 왓슨 또한 오코너가 그녀의 명함을 건네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하는 암시적인 대가를 언급한 것을 들면서 "이 사람은 법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코너는 그날 밤에 법치주의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기회를 놓쳤다"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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