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교육위원회 "강력한 교육과정, 다른 주도 유사한 표준 세울 것"
 
▲ 플로리다 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교과과정에 대한 새로운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17세기 작자 미상의 그림. 노예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플로리다 교육 시스템을 보수적인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주 교육위원회는 공립학교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교과과정에 대한 새로운 지침(가이드라인)을 승인했다.

위원회는 새 지침에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평가들은 새 지침이 노예제도의 패악을 희석시키고 많은 것을 누락시키거나 무시했으며, '화이트 워시(덧칠)'판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위원회는 20일 올랜도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유치원에서 고등학교(K-12)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교육과정 지침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7명의 위원들은 모두 주지사 지명자들이며, 현 위원의 대부분은 디샌티스가 임명했다. 주 교육위원회는 K-12 공립학교, 커뮤니티 칼리지, 스테이트 칼리지 교육을 관장한다.

새로운 기준 고안을 이끌어내고 위원회의 승인을 촉구한 매니 디아즈는 "이것은 강력한 교육과정"이라며 다른 주들도 비슷한 표준을 세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올랜도센티널>에 전했다.

그러나 주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특별 조사단에서 근무했던 제랄딘 톰슨 주 상원의원(민주)은 '(새 지침이) 불완전한 면에서 A학점'이라 꼬집고, 역사를 미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민권 단체들은 이번 회의 전에 위원회의 투표를 연기하라고 촉구를 했었다. 이퀄 그라운드(Equal Ground), 유색인종협의회(NAACP) 및 주 교사 조합은 "우리는 차세대 학자들이 이 나라의 역사와 옳은 것과 그른 것에 기여한 사람들에 대해 배울 기회를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플로리다는 1994년에 공립학교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교육을 의무화했다. 올해 새로운 지침은 각 학년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를 추가적으로 명시했다.

이퀄 그라운드의 정치 이사인 제네시스 로빈슨은 성명에서 교육위원회의 결정이 1994년 법의 "흑인들의 경험에 관한 주요 역사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다시 작성할 뿐만 아니라, 1994년 입법 의도를 무시한다"라고 말했다.

노예제는 노예들에게 이로운 면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교과과정 표준에 대해 비평가들의 지적은 무엇일까?

이들은 무엇보다도 중학교 지침 중 '노예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나중에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을 (노예제 아래서) 어떻게 익히게 됐는 지'를 학생들이 배우도록 하는 것에 분노한다.

교습 가이드라인은 노예들에 의해 수행되는 다양한 의무들과 무역들(농업, 그림, 목공, 재단사, 가정 서비스, 대장장이, 운송 등)을 살피게 한다. 이에 오렌지 카운티의 교사이자 카운티 교사 조합의 회장인 클린턴 맥크라켄은 "노예제가 노예들에게 개인적으로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비평가들이 지적한 또다른 사안은 백인에 의한 흑인 학살 사건에서 흑인의 폭력 행위를 함께 포함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고교과정에는 플로리다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1920년 오코이 학살과 1923년 로즈우드 학살 사건들이 들어있다. 그러나 새로운 지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의해 자행된 폭력 행위'를 포함하도록 제시한다. 비평가들은 이 기준이 흑인 남성이 투표하려고 한 것에 화가 난 백인 주민들에 의해 시작된 폭력과 오코이의 흑인 주민들의 방어 행위를 동일시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투표하려던 흑인 남성은 나중에 린치를 당했다.

이밖에 비평가들은 초등학교 기준이 조지 워싱턴 카버, 메리 맥클로드 베튠, 로사 파크스 등 유명한 흑인 미국인들을 가르치지만 이들의 삶에 인종차별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교훈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비평가들은 노예제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세계의 많은 지역에 존재하는 노예제도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의 노예제도의 영향을 충분히 다루지 않거나 백인 지도자들이 제도를 유지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 교육부의 폴 번스 공립학교 총장은 이같은 비평들을 반박하며, "모든 것들을 지침에 담았고, 거기에는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도 있다"라며, 새 지침은 노예제가 유익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근래 플로리다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 교육이 논란거리가 된 바 있다.

올해 초 칼리지보드가 개발 중인 고교 고급과목(AP)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과정을 거부했고, 작년에는 비판적인 인종 이론을 금지하고 일부 인종 관련 수업을 제한하는 법을 옹호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해 서명한 '스톱 워크 법(Stop WOKE Act)'은 학교나 직장에서 특정 신념을 주입시키는 것을 금한다. 즉 인종과 피부색 그리고 성과 관련한 주제로 피교육자(학생)의 사고를 비판적으로 키우는 것을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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