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관련 재판을 2026년 4월에 시작하자고 법원에 제안했다. 반면 잭 스미스 특검 측은 재판 일정을 내년 1월 2일로 제안했었다. 결국 처트칸 판사는 특검이 제안한 일정보다는 늦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청한 시점보다는 훨씬 빨리 재판 일정을 잡았다. 28일 열린 재판 관련 첫 심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토해야 할 자료가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고 다른 형사 재판들과 겹칠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 일정을 최대한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의 존 라우로 변호사는 검찰이 제안한 날짜는 “정의 서약에 대한 위반”이라며 역사상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이 4개월 만에 재판에 회부된 전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처트칸 판사는 이 사건의 피고는 1명이고, 적용된 혐의는 4개라는 점을 지적하며 피고 측이 재판을 준비하는 데 2년이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언급하며 재판 날짜를 정하는 것이 “피고의 개인적, 직업적 의무”에 달려있지 않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첫 재판일로 잡힌 내년 3월 4일이 대선 과정에서 중요한 시점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날은 약 14개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화요일’인 3월 5일 바로 전날이다. 슈퍼화요일은 각 당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이 많이 걸려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날이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경선을 벌이면서 재판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같은 재판 일정에 강하게 반발,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혐오 판사’가 특검이 제안한 재판 시작일부터 단 두 달 연기를 허용했다며 “슈퍼화요일. 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항소해서 재판 일정이 바뀌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28일 열린 심리에서 라우로 변호사는 판사의 재판 일정 결정을 준수할 것을 서약했다. 연방 법무장관이 임명한 잭 스미스 특검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선거 사기 주장을 부추기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연방 대배심은 지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를 사취하려 한 음모,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위한 공무 절차를 방해하려 한 음모, 투표권 등 시민의 권리 행사를 막으려 한 음모, 그리고 공무 절차 방해와 방해 시도 혐의 등 4개 혐의로 기소를 결정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한 바 있다.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검이 조사한 또 다른 사안인 정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뉴욕주에서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등에게 성 추문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급한 뒤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조지아주에서는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4건의 기소에 적용된 혐의는 모두 91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주 재판과 관련해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내년 3월 4일 재판 일정을 신청했지만, 아직 판사가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뉴욕주 재판은 내년 3월 25일로 잡혀 있다. 기밀문서 유출 사건에 대한 재판은 내년 5월 20일 플로리다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계속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형사 기소 됐다고 해서 선거 출마를 막을 수 있는 법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고 징역형을 선고받더라도 여전히 대선에 출마할 수 있고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법적 다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압도적인 지지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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