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를 위해 모인 올랜도 시민들. 이날 집회에는 5만 여명이 모였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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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지난 12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다운타운 인근 동성애자 전용 펄스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49명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19일 오후 7시(현지시각) 올랜도 다운타운 이올라 호수 앞에서 5만 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날 추모집회에는 테레사 제이콥스 오렌지 카운티 시장, 버디 다이어 올랜도 시장 등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비롯하여 동성애자 협회 회장, 라틴협회 회장,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 회장 등이 참석하여 조사를 했다. 또 참사가 발생한 펄스 나이트 클럽 직원 30여 명과, 생존자 2명도 참석해 인사했다.
펄스 나이트 클럽 종업원 대표는 연단에 나와 "지금 온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제 우리가 세상에 뭔가를 보여줄 차례다, 사랑은 미움을 이긴다"고 강조한 후 "올랜도는 강하다, 올랜도여 단결하라!"고 외치며 단상을 내려왔다.
▲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서 테레사 제이콥스 오렌지 카운티 시장이 총기난사로 숨진 49명의 희생자를추모하는 한편,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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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제이콥스 오렌지 카운티 시장은 "이번 사건은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향한 야만적인 폭력이고 도전이다"라며 "여기 모인 동성애자들도 엄연한 우리 커뮤니티의 일원이며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나는 오늘 동성애자 커뮤니티 여러분들께 말한다"며 잠시 뜸을 들인 후 "여러분은 외톨이가 아니다, 여러분은 슬픔 속에 홀로 남겨진 존재가 아니며 역경 속에 홀로 남겨진 존재 또한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박수갈채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연단에 오른 버디 다이어 올랜도 시장은 예상보다 많은 주민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고무된 듯 "놀랍다, 여러분의 사랑과 연민과 단합된 마음에 가슴이 떨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희생자 가족은 물론,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자들을 위해 모두가 기도할 때"라고 말하는 한편 "펄스 클럽 종원원들이 이번 사건에서 겪은 고통에도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건이 동성애자 역사에 분기점 될 것"
▲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를 위해 참석한 젊은 남녀가 포옹하며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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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서 레즈비언 커플이 기자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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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에 참석한 게이 커플. 이들은 당당하게 게이 커플이라고 기자에게 밝혔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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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막 시작될 즈음에 이올라 호수 상공에 무지개가 뜨자 100여 명의 동성애자들은 물론 참석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렸다. 무지개 빛깔이 동성애자 그룹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 부 참석자들은 "추모 집회가 동성애자 그룹의 축제날이 되었다"며 불평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동성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행사 중 한 연설자가 동성애자들을 일으켜 세우고는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라"고 주문하자 대부분의 청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로 맞짱구를 쳤다.
한 참석자는 "미국은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관한한 196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이번 사건이 동성애자 역사에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번 행사를 위해 릭 스캇 주지사는 주 교통국을 통해 밤 10시까지 전철을 연장 운행하도록 지시했고, 올랜도 경찰국은 오후 5시께부터 올랜도 다운타운 일대의 교통을 통제했다. 행사장에 직접 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인근 건물 고층에 올라가 행사광경을 지켜봤다.
행사는 9시께에 끝났고, 일부 참석자들은 촛불을 들고 시내 중심가인 시내 처치 스트리트와 로빈슨 스트리트를 행진했다.
미 연방수사국 "급진 과격주의자의 범죄, 통화 내역 공개 안 할 것"
▲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 모인 올랜도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49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53명의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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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 모인 올랜도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49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53명의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 김명곤 | |
▲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 모인 올랜도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49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53명의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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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7시 올랜도 다운타운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열린 촛불 추모집회에 모인 올랜도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49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53명의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 김명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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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 연방 수사국(FBI)은 20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스스로 급진 과격주의가 된 오마르 마틴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라고 결론 지었다. 마틴은 사건 전후 세 차례에 걸쳐 911 긴급 전화를 통해 자신은 'IS의 리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한 전사'라고 선언하고 "이같은 총격과 인질극을 벌이는 이유는 미국이 시리아와 이라크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장 공격을 멈추라"고 주장했다고 FBI가 전했다.
하지만 FBI는 오마르 마틴이 IS를 비롯한 국제 테러단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 FBI는 사건 직후에 나이트 클럽 안에 갖혀 있거나 탈출한 사람들로부터 걸려온 수많은 911 전화의 녹음 테이프 원본 본문을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 법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녹음에 담긴 내용들이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해당될 뿐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널드 호퍼 FBI 특별 수사담당관은 녹음 내용 공개를 요구한 언론 매체에 "녹음 내용은 몸서리쳐지는 내용들이어서 이 시점에서 공개하는 것은 극도로 고통스런 것이 될 것이다"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들에 의해 (범인의) 폭력적인 언어들이 선전도구로 이용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20일 오후 현재 올랜도 리저널 메디컬 센터에선 53명의 부상자들 가운데 18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명은 회복중이고 4명은 중태라고 병원측이 밝혔다. (<코리아위클리> 제휴 <오마이뉴스>에 먼저 올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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