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만찬행사 힐러리와 초대돼
뉴욕=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공화당 대권주자 도날드 트럼프가 20일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알프레드 스미스 추모재단 연례 만찬행사에서 청중들의 야유(揶揄)를 받았다.
이날 만찬행사는 가톨릭재단이 자선기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뉴욕대교구의 티모시 마이클 돌런 추기경이 주재했다. 대선후보들은 전통적으로 만찬 연설에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조크로 웃음을 선사하곤 했다.
전날 TV토론에서 치열한 격전을 치르고 악수도 없이 헤어진 트럼프와 힐러리는 돌란 추기경을 가운데 두고 앉아 냉랭함을 유지했다. 만찬 연설에서 트럼프는 감정이 풀리지 않은 듯 클린턴을 깎아내리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割愛)해 청중의 야유를 받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트럼프는 “이곳에 카톨릭을 미워하지 않는 척하며 대중앞에 있는 여자가 있다. “그녀가 서약한 증언에 관해 힐러리는 우리 대부분이 결국 알게 될 많은 것들을 잊어버렸다고 비꼬았다.
그는 “어젯밤 나는 힐러리를 최악의 여성(nasty woman)이라고 불렀다. 이건 정말 상대적인 표현이다. 힐러리가 계속해서 재잘거리는 것을 듣고나니까 로지 오도넬이 더 이상 나쁘게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아냥댔다. 여성코미디언 로지 오도넬은 트럼프의 오랜 앙숙(怏宿)으로 통한다.
트럼프는 아버지를 위해 일했던 목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카톨릭 청중을 놀리기도 했다. 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아내의 연설이 2008년 미셸 오바마의 연설 표절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도 “멜라니아는 정확한 약간의 연설을 했다”며 웃었다.
만찬장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빌 드블라지오 현 시장,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도 함께 했다.
트럼프와 클린턴 후보의 싸움을 말리듯 가운데 자리한 돌란 추기경은 만찬이 끝난후 “지구상에서 가장 냉랭한 장소였다”고 뼈있는 언급을 했다.
클린턴 역시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해 가벼운 잽을 날렸지만 청중들은 한결 부드럽게 반응했다.
클린턴은 지난달 9.11 추모행사장에서 자신의 건강문제가 제기된 것을 빗대 “여기 오기전에 철저하게 낮잠 스케줄을 소화했다. 보통 나는 이런 연설을 할 때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도날드가 연설한 후 나오게 돼 멋지다. 권력의 평화로운 이양에 그가 오케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독선적인 태도를 비꼬았다.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인 줄리아니 전 시장에 대해 비꼬기도 했다.
클린턴은 “추기경님. 당신은 서로 으르렁대는 두사람을 나오게 한 것에 대해 위대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곳엔 불구대천의 원수들이 참 많다. 묻고 싶다. 대체 당신은 어떻게 주지사와 시장을 여기 불렀냐?”고 말해 청중들을 폭소(爆笑)케 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이날 자선 만찬장에서 악수를 하고 헤어짐으로써 전쟁을 방불케 한 TV토론장보다는 한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 역시 사이가 안좋기로 유명하다. 이날 1500명의 청중들은 3천달러에서 1만5천달러까지 기금을 냈다. 가톨릭재단은 매년 자선만찬행사를 통해 거둬들인 500만달러로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을 돕고 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Donald Trump booed for bad jokes and roasting Hillary Clinton at annual Alfred Smith charity dinner (Dail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