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공사로 뽑힌 채 방치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해외 최초의 위안부 기림비가 파헤쳐져 아무렇게나 방치돼 충격(衝擊)을 주고 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도서관 앞에 위치한 위안부 기림비가 8일 파헤쳐져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한인들의 분노가 일고 있다. 뉴욕의 라디오방송 K라디오에 따르면 팰팍 위안부 기림비가 인근 새 공영주차장 공사를 이유로 뽑혀져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팰팍 타운 정부는 주차장 공사 일정을 알지 못했지만 기림비를 파손(破損)하려는 의도가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한인들은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며 어이없어 하고 있다.
팰팍 거주민 이경희씨는 “기림비가 2010년 건립된이후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하나의 성지와도 같은 곳인데 인부들이 타운정부의 허가도 없이 함부로 비석을 뽑는다는건 생각할 수도 없다”면서 “만일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이런 대접을 받았다면 세계적인 논란이 될 일”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기림비의 훼손 우려는 지난 해 8월 기림비 옆 주택 부지를 공영 주차장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되면서부터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팰팍 정부는 공사가 진행되더라도 최대한 예우를 갖춰 기림비를 옮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11월 들어 공사가 시작된 지 일주일 여 만에 기림비는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일방적으로 뽑혀 흙먼지를 뒤집어쓴채 도서관 인근 한켠에 방치돼 타운정부의 말은 공염불이 되었다. 방치된 기림비는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듯 동판 아래편 돌 두 곳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라디오 홈페이지>
주차장 공사를 앞두고 팰팍 크리스 정 시의장은 “타운에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타운에서 주택을 직접 매입해 공영주차장을 신설하게 됐다”며 “미 전역에서 최초로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역사적인 기림비가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별도로 설치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수년간 사재(私財)를 털어 기림비 주변 조경을 관리한 1492그린클럽 백영현 대표는 현장을 확인하고 “불과 보름전 이곳에서 기림비 건립 6주년 행사를 가졌는데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채 훼손된 기림비를 보며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한인은 “일본의 극우세력이 훼손하려 하고 일본 정부가 철거하라고 압력을 넣었을때도 지킨 기림비가 이렇게 나뒹그라진 걸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이종철 부시장 등 한인 정치인들은 뭘 하는 사람들이냐.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엄중히 조사하여 문책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해외1호 위안부기림비 건립 6돌 맞아 (2016.10.24.)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기념행사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5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