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아이돌 가수 연기자 마약 한국 경찰에 통보
관련자 13명 무더기 입건
밴쿠버 출입국 관리소가 한국의 마약 조직 일당을 검거하는데 한 몫을 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케타민과 대마를 흡연한 전직 아이돌 박모(24)씨 등 9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대마 재배 및 판매한 정모(32)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판매책 A(28)씨 등 2명은 추적 중이다.
13명의 마약 사범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 밴쿠버 공항의 출입국 관리 직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8월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을 가방에 숨겨 캐나다에 들어가려다 현지 공항에서 적발돼 입국을 거부당했다.
밴쿠버 주재관으로부터 이를 통보받은 경찰은 국내로 돌아온 박씨를 상대로 대마초 흡연 여부를 검사했고, 박씨가 대마,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흡연·투약한 사실을 인정했다.
마약 등을 구한 경로를 역으로 추적한 경찰은 박씨와 그의 친구가 올 4월부터 10월까지 강남 호텔 및 가평 리조트 등에서 마약을 흡입한 혐의를 밝혀내고 이들에게 대마를 판 정모씨(32) 등 2명도 검거했다. 정씨 등은 대마 재배용 텐트 2동에 환풍기, 조명 시설 등을 갖추고 씨앗을 발아해 화분에 재배했다. 경찰은 정씨로부터 재배 중인 대마 10주, 보관 중이던 대마 82g을 비롯해 재배도구, 대마 흡연 도구 등을 압수했다. 압수된 대마는 마른 대마 기준 382g으로, 764~1146회 흡연이 가능한 분량이며 시가로 총 3800만~5700만원에 상당한다.
경찰은 “캐나다에서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어 유학생,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들은 대마에 대한 죄의식이 희박하다”며 “대마 씨앗의 경우 사전 세관에 수입신고를 해야하지만 수입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국제우편을 통해 밀반입, 재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외국에서 대마 씨앗을 밀반입해 재배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