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높아 숙취해소에 도움, 단 것이 귀했던 시대엔 곶감으로 저장
▲ 올랜도 북부 롱우스시 퍼블릭스 과일 코너에 올려진 감.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 최정희 기자 = 미국인들은 가을의 풍성함을 알리는 과일로 주황색 호박을 꼽겠지만 한인들의 가을 정서에는 감만한 과일이 없다. 그러나 미국 마켓에서는 감이 이국적인 과일 중 하나로 여겨져 광주리에 몇개씩 담겨져 판매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일부 한인들은 아예 뒷마당에 감나무를 심고 해마다 주렁주렁 매달리는 감의 숫자가 증가하는 것을 보며 잠시나마 고향의 정취를 느끼기도 한다.
감나무는 전세계에 걸쳐 약 160종이 알려져있는데, 그 중 먹을만한 감은 '일본 감(Japanese Persimmon)'이라 불리는 감이 거의 유일하다. 우리가 흔히 감이라 부르는 이 일본감' 또한 수백, 수천가지 종자로 나뉜다. 그리고 이들은 크게 떫은감과 단감, 두 종류로 나뉜다.
미국에는 1856년에 일본으로부터 감나무씨가 처음 전달되었고, 1930년대초에 와서는 캘리포니아주의 감나무가 9만8,000그루에 이르렀으며, 1960년대 캘리포니아의 감 생산량은 무려 2,100톤에 다다를 정도였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열기로 인해 1970년에는 감 생산량이 1,600톤으로 줄었다.
변비나 빈혈 있다면 삼가
과일의 왕이라 불리는 감은 15-16%가 포도당과 과당 등 당질이며 그 밖에 펙틴 카로티노이드가 함유돼 있다. 특히 단것이 귀했던 시대에 감은 중요한 과일로 여겨졌으며, 말려서 곶감으로 먹는 등 가공, 저장, 이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감은 황색 과일과 야채처럼 카로틴(비타민 A를 함유한 황적색의 색소)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이중 비타민 C 함유량은 사과의 10배라고도 한다. 감은 또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이뇨 작용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감을 먹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 감의 떫은 맛의 주범인 탄닌 성분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감 먹기를 조심하고 있는데, 감의 타닌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 하기 때문이라 한다. 즉 떫은 감이 변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탄닌은 수렴작용(수분흡수)이 강한 편인데, 장에서 수렴작용이 나타나면 수분을 빨아들여 변비가 쉽게 생긴다. 따라서 원래 변비 끼가 있는 사람은 감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하루 한 개 먹는 정도로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탄닌 성분은 우리 몸에서 철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빈혈이 있는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감은 술이 취한 후 먹으면 숙취를 덜어준다.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감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과 비타민C에 의해 산화 분해되기 때문이다. 감을 숙성, 발효시킨 감식초도 숙취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곶감 표면에 생기는 흰 가루(당분)는 시상 또는 시설이라 하며 한방에서는 이 시상이 폐에 좋은 영향을 끼쳐 만성기관지염에 도움을 주고 지혈, 고혈압 방지 등 약리작용을 한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 홍시, 감 장아찌 등 용도 다양
제철맞은 감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빨리 연시로 만들려면 광주리에 담아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면 되고 장기간 둘 목적이면 아이스박스를 이용한다.
또 잘 익은 연시는 아이스홍시로 만들어 먹어도 꿀맛. 연시를 얼린 후 냉동된 감을 물로 씻어내듯이 문질러 껍질을 벗기고 꼭지도 떼어 내면 아이스홍시가 되는데 이를 랩으로 단단히 감싸 냉동실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썰어 먹는다. 1년 내내 저장할 수 있어 딸기 샤베트처럼 여름철에 감 샤베트로 먹으면 그만이다.
감으로 장아찌를 담궈도 아주 좋은 밑반찬이 된다. 재료로 우선 감 4㎏, 소금 420g, 물 6L, 된장(또는 고추장) 4㎏을 준비한다. 분량의 소금을 녹인 물에 꼭지 채 깨끗이 손질한 감을 넣어 1주일 정도 둔다. 절여진 감을 건져 1일 정도 말린 뒤 된장(고추장) 에 넣어 두었다가 2주 후부터 밑반찬으로 이용한다.
이보다 간단히 만들고 싶다면 감을 1주일 정도 소금물에 절인 뒤 감을 깎아서 썰고 식초 설탕을 적당히 넣어 버무린다. 이렇게 해도 산뜻한 퓨전 감 장아찌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