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색깔 만드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건강에 공헌
▲ 일부 과학자들은 선명하고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자료사진> |
(올랜도) 최정희 기자 = 오래전부터 영양학자들은 과일과 채소가 섬유질이 많아 장에 이롭고, 비타민과 무기질도 섭취할 수 있어 영양 식품으로 권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각 과일과 채소에 특정 색깔을 부여하는 식물성 화학물질, 즉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이 건강에 더욱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피토케미컬은 암 세포 전이를 막아주는 항산화제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는 물론 발암물질 생성을 막아주는 ‘페놀’과 ‘타닌’ 성분 등도 총체적으로 포함하는데, 이러한 피토케미컬은 색깔이 화려하고 짙은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과학이 발달되기 전에도 미국에서는 '하루에 사과 한 개가 의사를 멀리하게 만든다' 라는 말이 있었다. 또 옛날 엄마들은 시금치를 자녀들에게 먹이려고 '뽀빠이' 캐릭터를 애용하기도 했다. 결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색깔이 있는 과일과 채소의 효능을 경험으로 알았고, 최근 과학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때 다양한 색깔을 염두에 두라는 '색깔론' 을 주장하고 있다.
색깔론 이론을 제일 처음 내놓은 미주리대 마릴린 내니 박사. 그녀는 미국인들이 주로 먹고 있는 옥수수, 감자, 양상추, 사과, 바나나 보다 훨씬 영양 성분이 높은 과일과 야채 들이 현재 식단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과일과 야채의 색이 선명하고 짙을 수록 질병을 예방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미 농무부 소속 노화관련 영양 연구센터의 제임스 조셉박사도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에는 인간 건강을 위해 지적으로 설계된 화학적 요소가 들어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사람들이 단순히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먹는 과일과 야채의 색깔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또 색깔을 고려할 때는 무지개 색깔을 연상하면서 골고루 선택한다면 이해하기 쉽다고 덧붙인다.
무지개 색깔의 과일과 채소
시금치와 케일과 같은 녹색 채소는 특히 눈에 이로운 '루테인' 이 함유되어 있다. 올리브유의 초록빛은 풍부한 ‘올레인산’ 때문이다. ‘올레인산’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녹차의 항암효과는 계속 밝혀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녹색 야채 브로콜리에는 식물성 화학물질 ‘설포라페인’이 풍부, 항암 효과가 높다. 이밖에도 양상추, 쑥, 배추, 무청, 호박잎, 원추리, 브로콜리, 셀러리 등이 초록색 식물에 속한다.
빨간색을 대표하는 과일로는 토마토, 사과, 붉은 피망, 딸기, 자두, 비트, 붉은팥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토마토의 붉은 색소 ‘라이코펜’과 비타민C•E, 셀레늄 등은 항암효과를 낸다.
하버드의대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나 토마토로 만든 소스가 다량 함유된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고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45%나 낮았다. 또 사과 붉은색 껍질 속에 든 ‘캠페롤’과 ‘케르세틴’도 유방암 등에 항암효과가 있다.
파랑색과 보라색 계열의 대표적인 식물로는 블루베리, 블랙베리, 자두, 포도, 가지가 있다. 포도 껍질에 함유된 색소 ‘플라보노이드’는 혈액의 피딱지(혈전) 생성을 억제,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블루베리나 블랙베리 그리고 자두는 방광기능과 기억 향상을 돕는다. 가지 껍질의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 물질은 지방질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한다. 항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도 가지에 풍부하다. 일부 관절염 환자들은 블랙체리 주스가 바이옥스 처방약만큼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노란빛의 식물로는 당근, 겨울호박, 고구마 그리고 자몽 등이 있다.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항암효과를 내며 암 중에서도 폐암 예방효과가 높다. 당근은 또한 베타카로틴의 보고로, 주스로 마시면 비타민과 미네랄 흡수율이 8배 높아진다.
노란색 음식으로 카레를 빼놓을 수 없다. 커민, 터메릭, 코리앤더 등 10여가지의 향신료가 들어있는 카레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항산화효과를 낸다. 노란빛의 자몽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적절히 조절하는 데 좋다.
이 외 백색을 띠는 버섯류•마늘류, 검은색을 띠는 콩류•곡물류 등도 나름대로의 피토케미컬을 함유하고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