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단체 압력 갈수록 커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최근 146년 역사의 링링 서커스의 폐쇄 결정 소식은 미국에서 동물의 재주를 기반으로 하는 쇼 사업의 장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범고래쇼로 동물 학대 논란을 빚은 가운데 결국 쇼를 중단한 테마공원 시월드가 링링 서커스보다 먼저 이를 입증했다.
점보 코끼리로 이목을 끌었던 링링 서커스는 동물 보호단체로부터 코끼리를 학대한다는 비난을 받고 수년간 법정 싸움을 벌이다 결국 코끼리쇼를 폐쇄, 경영부진으로 문을 닫았고, 시월드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의 모회사인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서커스의 관객 감소로 인한 경영난으로 올해 5월 서커스의 문을 닫는다고 15일 발표했다.
펠드 엔터네인먼트사는 서커스 이동 수단인 열차 운행비 상승, 동물 보호단체 소송, 그리고 일반인들의 오락 취향 변화 등에 고전해 왔다고 전했다.
링링과 시월드는 이전에도 종종 비교 대상이었다. 링링은 점보 코끼리, 시월드는 범고래가 상징이었다. 이처럼 두 사업체는 몸집이 크고 지능적인 포유동물을 끌어다 재주를 부리게 해 큰 인기와 더불어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동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이 변화하면서 두 업체는 동물 학대라는 싸늘한 눈총을 받아왔다.
이번 링링 서커스 폐쇄를 놓고 유흥업계 전문가들은 동물 보호단체의 압력에 의한 이같은 큰 변화는 동물을 이용한 사업체의 기반을 잃은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물론 이 기반은 동물쇼를 보러 가는 고객들이다.
따라서 해양동물이 사업 주체인 시월드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 일반인들은 동물쇼나 전시를 보면서 동물에 대한 처우를 자연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 테마공원 서비스(ITPS)의 데니스 스피겔 회장은 시월드측의 사업이 링링 서커스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명시한다. 우선 링링 서커스는 테크놀로지 유흥시대에 동떨어진 것이지만 시월드는 사업을 계속 끌고 갈만한 다양한 어트랙션을 지니고 있다. 시월드는 동물 기반의 공원에서 탈거리 기반의 공원으로 탈바꿈할 역량을 지니고 있으며 일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월드는 현재 올랜도에서 가장 높고 빠른 롤러 코스터인 ‘마코’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들어 회사는 공원 안에서 동물 보호를 촉진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상 현실 체험과 새로운 쇼, 그리고 가족 이벤트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시월드는 2013년에 범고래 학대를 다룬 ‘블랙피시’라는 다큐멘터리 등장 이후 입장객 감소를 겪었고, 범고래 사육을 중단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동물 복지 연구기관(AWI) 조사에서도 범고래 사육을 반대하는 여론은 2년전보다 11%가 상승, 미국인 절반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테마파크 사업체들이 현대인의 기호와 취향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사양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이번 링링 서커스의 폐쇄 결정은 기업들에 교훈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시월드가 링링 서커스처럼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시월드가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돌고래쇼와 같은 동물 재주를 상품화하고 있는 공연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올랜도국제공항내 시월드 기념품 상점 센터에 최근 논란 대상이었던 범고래 형상이 자리잡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