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 예고 후 발생
지난 19일(일) 아침, RCMP의 캐나다 홈페이지와 BC주 홈페이지, 그리고 도슨 크릭(Dawson Creek) 지역 홈페이지가 접속불가 상태가 벌어졌다.
국제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 ‘익명’이라는 뜻)가 사태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들 소행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으나, RCMP 측은 이를 부인했다.
어나니머스는 세계 곳곳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는 해커 그룹으로, 온라인 상의 폭로를 수단으로 삼는 일종의 집단으로 알려져있다.
이들이 캐나다의 RCMP를 목표로 지목한 것은 지난 16일(목), 도슨 크릭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 사건 때문이다. 이 날 스톤브릿지 호텔(Stonebridge Hotel)에서 BC 하이드로가 주최하는 사이트 C 댐(Site C Dam)에 대한 주민간담회가 있었다.
BC 하이드로가 댐 프로젝트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건물 밖에서 프로젝트 반대 시위자로 여겨진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했다.
BC 주에서 2015년 들어 발생한 다섯 번째 경찰 총격 사망자다. 피해자는 도슨 크릭에 거주하는 48세 남성으로 알려졌는데, 경찰 감시 기관인 IIO가 ‘조사 결과 사망한 남성은 경찰이 찾고 있던 위험 인물과 다른 사람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한 것인데, 바로 이 남성의 어나니머스의 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 RCMP 웹사이트 해킹을 예고한 어나니머스는 이 남성을 두고 ‘경찰 등 보안 기관에 의해 살해된 네번 째 팀원’이라며 ‘총 방아쇠를 당긴 경찰관의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 해킹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카미 리바이(Carmi Levy)는 “어나니머스는 사회에 큰 위협이 되는 집단은 아니다.
자신들이 잘못되었다고 믿는 사건에 대해 대중에게 그 심각성을 깨우치려는 목적으로 해킹이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개인 정보를 해킹해 공개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