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불법체류자 추방 이민법 따르는 도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경 기조로 인해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밴쿠버의 제프 메그(Geoff Meggs) 시의원(사진)은 "밴쿠버는 피난 도시(Sanctuary City)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난 도시란 서류화된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추방시키지 않고 이들에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를 지칭한다. 이민자와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도시들이 피난 도시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법 체류 외국인을 추적 체포하는 등의 활동에 시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도시'란 뜻도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피난 도시에 해당하는 곳은 토론토와 몬트리올, 그리고 온타리오 주의 런던이다. 이들은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 체포와 추방에 대한 공포 없이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론토가 2013년에 가장 먼저 해당 규정을 통과시켰으며, 올 해 초에 몬트리올과 런던이 비슷한 규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밴쿠버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민자가 많고 난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지원해 왔기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나,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도리어 엄격한 편이다.
메그 시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밴쿠버를 피난 도시로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캐나다 연방 이민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자체로서 연방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그 시의원은 오해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한 가지는 외국인이 시청이 운영하는 도서관이나 커뮤니티 센터를 이용할 때 신분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시청 직원들이 불법 체류 외국인을 발견하더라도 체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공공 기관 중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체포하는 곳은 경찰(VPD)"이라며 "이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든 외국인의 체류 자격이 확인되지 않을 시 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